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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시니어 갤러리
가곡음반 수집가    정동기 씨 오 그대 내사랑 가곡

한 사람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살피는 것은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가곡이 개인적 역사와도 닿아 있는 정동기 씨는 그래서 온화한 음악 같고 또 시 같다. 가곡을 더욱 폭넓게 연구하고 싶어 관련 분야 자료들을 찾아 모은 것일 뿐, 수집가는 아니라고 말하는 그. 평생을 함께한 가곡 음반 이야기를 만나본다. 정은주 기자 자료제공 정동기

1 김진균가곡집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고등학교 단짝 친구네에서 얻어 온 음반. 김진균의 대표가곡인 ‘그리움’이 수록되어 있다.
2 엄정행 성음사가 발행한 엄정행 1집. 그가 가곡을 접하게 된 동기가 된, 소장음반 1호다.
3

경음악특선 댄스를 위한 가곡 경음악. 이때는 가곡도 생활 속의 음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가곡에 매료된 소년, 평생 가곡을 모으다
정동기 씨가 가곡을 처음 만난 순간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창 감수성 예민할 열여덟 살. 백화점에서 우연히 ‘목련화’를 들은 걸 계기로 가곡에 매료됐다.
그때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보통 배경음악은 흘려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날은 왠지 달랐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물 흐르듯이 흘러서, 듣고 있는 다음 소절이 궁금해져 끝날 때까지 발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버스비 500원으로 당장 음반을 구입했고, 그 때부터 그의 가곡 음반 수집 역사가 시작됐다.
수십 년이 쌓였으니 가곡에 대한 지식은 물론 수집 규모도 굉장하다. LP음반이 3천여 장, CD가 5천여 장인데, 이중 절반 정도가 한국가곡과 동요음반이다. 웬만한 한국 가곡 음반은 모두 갖고 있는 셈. 방송사에서도 더러 가곡 음원이 필요할 때 그를 찾을 정도다.
1996년부터 ‘내 마음의 노래(www.krsong.com)’라는 가곡 감상 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타고난 호기심과 도전정신 덕분인데,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시작될 즈음 갖고 있던 음원자료를 주제로 홈페이지를 만든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실 2000년까지만 해도 인터넷으로 가곡을 검색하면 사이트 십여 개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 틈에서 ‘내 마음의 노래’는 독보적이었다. 그곳을 중심으로 가곡 마니아들이 모여들었고, 애호가 층도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