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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을 더욱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경로당 코디네이터 박정화 님

경로당 코디네이터라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생소한 명칭이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서울이모작지원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경로당과 관련된 사항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윤을 바라는 활동이라기 보다는 봉사의 개념이 짙게 서린 경로당 코디네이터. 크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 한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는 박정화 씨(58)는 경로당 코디네이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경로당 코디네이터가 된 만학도
나긋나긋한 말투와 온화한 미소를 지닌 박정화 씨는 오십 평생을 전업주부로 지냈다. 물론 중간에 잠깐 장사도 하고 취업도 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갱년기가 찾아오면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어요.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맬 때, 주변 사람들이 사회복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어요. 저와도 맞을 것 같아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전공했습니다.” 만학도인 그녀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회복지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했다. 보다 가치 있는 일로 새로운 삶을 꿈꾸던 중 ‘경로당 코디네이터 모집공고’가 그녀의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라니, 생소했지만 활동 내용을 보니 그녀가 그토록 찾던 ‘가치 있는 일’이었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요. 경로당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하고 조정합니다.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경로당 후원을 알아보는 등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거지요. 경로당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정말 알면 알수록 필요한 일이에요. 노인 복지에 관심이 많던 저에게 딱 맞는 활동이기도 했고요.” 진흙 속 진주를 알아보듯 경로당 코디네이터의 비전을 한 눈에 알아본 그녀는 그 길로 신청서를 내고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리던 합격 소식을 받은 후 한 달간의 교육이 진행됐다. 그리고 올 2월, 박정화 씨는 경로당 코디네이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경로당에 활기를 불어넣다
월 60시간 활동에 40만 원. 생각보다 적은 월급이지만 돈보다 봉사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기에 매주 수요일, 은평구종합사회복지관 내에 위치한 경로당을 방문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즐겁다. 취재 당일, 그녀가 준비한 활동은 색칠 공부와 종이접기. 박정화 씨가 경로당에 들어서자, 어르신들은 “왜 이렇게 안 오나 했어~~기다렸잖여!”라며 애정 어린 볼멘소리를 한다. 그런 어르신들을 향해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박정화 씨. 그녀는 곧 색연필과 종이를 상 위에 펼쳐놓는다. 상 주위에 둘러 앉은 어르신들은 맘에 드는 색연필을 골라 색칠 공부에 집중한다. 어느새 흥이 났는지, 어르신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유행가를 흥얼거린다. 박정화 씨는 어르신들이 그림을 그리며 행복해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단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길 바란다고. “경로당 환경이 개선되려면 우선 경로당과 지역 단체가 연결되어야 합니다. 혹시 경로당에 도움을 줄 수는 없는지 단체나 기관에 꾸준히 연락을 시도하고 있어요. 차근차근 해나가면 언젠가는 경로당이 더욱 생산적이고 행복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경로당 코디네이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박정화 씨는 경로당 환경 개선을 위한 작은 시도들이 하나 둘 모이면 언젠가는 노인 복지가 한결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오늘도, 어르신들의 행복과 경로당의 변화를 위해 애쓰는 그녀가 있어 경로당 곳곳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경로당 코디네이터가 되려면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5060 베이비부머의 사회적 경험과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경로당의 환경을 개선하고 경로당이 평생학습, 마을공동체의 장으로 전환되도록 지원하는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이다. 5060 시니어들이 은퇴 후 사회적 경험과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회공헌 및 재능기부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활동 신청은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하면 된다. 경로당 코디네이터 신청 합격자는 한 달간 직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소양 교육 및 인생설계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탐방실습까지 총 80시간의 교육이 이루어 진다.
글.진정은 기자 사진. 김나은(holic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