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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IS h-well 문학콩쿠르
한국인과 친한 숫자 이야기

어렸을 적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생기면 ‘한두 번’만이 아닌 반드시 ‘삼 세 번’이라야 끝이 났다. 세 가지 소원, 세 번의 노크, 삼형제, 삼태기, 삼삼하다 등 우리 민족은 ‘3’이라는 숫자를 참 좋아했다. 3월을 맞아 숫자 3에 대한 독자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어본다. 정리 김희란 기자

 
사탕 3알의 사랑
김옥희(대전시 중구)

오늘 나는 내게 엄마 다음으로 모성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고모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천사처럼 예쁘고 착한 고모는 선천적으로 말을 못했다. 어렸을 때 나는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장애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고모에게 잘도 업히고, 안기며 고모를 잘 따랐다. 하지만 사춘기를 맞으면서 고모가 부끄러운 존재라는 생각에 가능한 고모를 피하고 일부러 만나는걸 꺼렸었다.
대학교 시절 타지에서 공부하다가 방학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면 고모는 날 얼싸안고 반가움의 표시로 “어어어~~우우우~”소릴 내곤 했다.
난 고향을 떠나 단 한 번도 그리워해본 적 없던 고모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는 걸 보며 일순간 가슴이 져려왔다. 나이가 든만큼 고모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그 거리만큼 고모는 더 나를 생각했고 사랑해 주었던거다. 서로 대화 한마디 없었지만, 말 못하는 고모와 조카라는 끈질긴 인연으로 고모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날 서울로 떠나는 나를 따라 기차역까지 따라온 고모가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얼핏 돌아본 고모의 눈에 또다시 눈물이 가득차 올랐다.
“고모! 고마워~ 자주 내려올께~”
기차에 올라 고모가 내 손안에 쥐어준 걸 조심스레 펼쳐보니 설탕이 가득 묻어있는 사탕 세 개였다. 어디에서 생겼는지 모르지만, 고모도 그 사탕을 분명 입에 넣고 싶었을 것이라 난 짐작할 수 있었다. 난 처음으로 고모를 생각하며 펑펑 울었다. 태어나서 단 한마디도 나눈 적 없지만, 난 고모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말과 사랑을 한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고모는 내게는 물론이려니와 누구에게나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었다. 한번쯤은 이 세상을 향해 분노를 터뜨릴 만도 한데, 고모는 늘 고요하게 침묵하며 남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일들을 묵묵히 처리해 나갔다.
오래 전 그날, 고모가 내 손에 쥐어준 사탕 3알은 그냥 사탕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h-well 문학 콩쿠르>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가슴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2016년 4월 주제는 ‘내 생애 최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를 똑 닮은 아이, 노력 끝에 얻은 아름다운 몸매, 손수 완성한 창작품 등 그 누구도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최고의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원고 분량 원고지 4매 이내(A4 반 장 이내, 10point 기준)
원고 마감 2016년 3월 15일
원고 보내실 곳 (26464) 강원도 원주시 삼보로 32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정기간행물 담당자 앞 (성함,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 꼭! 적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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