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보기
PDF다운로드
퀴즈
인쇄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배경
NHIS h-well 문학콩쿠르
우리 아이 돌 되기 전,건강 체크리스트

풍성한 가을을 알리는 9월입니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잠들어 있던 ‘감수성’이 깨어나는 달이기도 하지요. 길을 걷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피식’ 웃음을 짓거나, 그 옛날의 추억이 떠올라 눈물을 글썽이던 경험은 비단 혼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작은 일에도 큰 의미가 담겨지고, 모든 것이 그리워지는 가을을 그냥 맞이하기에는 어딘가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서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마주한 추억 속 이야기들을 들춰볼까 합니다. 자, 시작합니다. 정리 김희란 기자

  달리기와 어머니
  조선행(인천 계양구)
 

초등학교 6학년 가을운동회 때의 일이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시골학교가 추석 바로 다음날 운동회를 했다. 워낙 달리기를 잘했던 나는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단 한 번도 일등을 놓쳐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그해 운동회 날에도 나의 존재는 단연 빛났다. 각 부락 대항 달리기를 비롯하여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경주에서도 1등을 하며, 공책을 스무 권도 넘게 받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푸른 하늘 높이 펄럭이는 만국기만큼 의기양양, 기분이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점심 식사 바로 전에 벌어진 ‘부모님 손잡고 달리기’에서 그만 꼴찌를 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친구들은 다 아버지 손을 잡고 달리는데 아버지가 안 계신 나만 어머니 손을 잡고 달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날 어머닌 한복을 입고 오셨다. ‘꼴찌가 웬 말인가’ 달리기에서 꼴찌를 해 보긴 처음이었다. 어찌나 화가 나고 분한지 점심도 안 먹고 애꿎은 어머니께 분풀이를 했다. 아버지가 안 계신 걸 뻔히 알면서도 굳이 그런 일정을 넣은 선생님도 얄미웠다. 그런 나를 보며 어머닌 마치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미안해하셨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도 모른 척 했다. 운동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작은어머니께서 내게 다가오시더니 넌지시 말씀하셨다.
“너 때문에 속상해서 엄마가 물 한 모금 못 드셨다는 거 모르지?”
아주 훗날에야 안 사실이지만 어머닌 그때 지병인 신장염으로 인해 걷는 것조차 불편한 상태셨다. 昊天罔極(호천망극), 넓고 푸르고 망망한 가을 하늘을 부모님의 은혜에 빗댄 말이다. 가을하늘만 보면 철부지 적의 그날이 떠올라 가슴이 시리기만 하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h-well 문학 콩쿠르>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가슴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2015년 10월 주제는 ‘시월, 바람결에 전하는 안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학창시절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친구들은 잘 지내는지, 쑥스러워 말 한번 걸지 못했던 옛 첫사랑은 어떻게 사는지,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 잊고 살았던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며 바람결에 안부를 전해봅니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감동과 설렘을 글로 담아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원고 분량 A4반 장 이내, 10point 기준
원고 마감 2015년 9월 15일
원고 보내실 곳 (04156) 서울 마포구 독막로 311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정기간행물 담당자 앞 (자택의 우편번호 적어 보내주시는 것. 잊지마세요)
E-mail 접수처 webzine@nh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