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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for Healthy Life 인문학 산책

머지않아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설날 떡국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추석에는 송편을 먹는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풍속이니 송편을 당연히 추석 명절 음식으로 여기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송편의 정체에 대해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윤덕노(음식 문화 평론가)

설날 떡국을 먹는 이유는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기 때문이란다. 가래떡이 기니까 오래 살고, 떡을 엽전처럼 썰었으니 부자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추석 송편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송편은 반달을 닮았다고 하는데 왜 음력 8월 보름달이 뜨는 날 먹는 떡이 반달 모양이며, 왜 하필이면 솔잎에다 떡을 찌는 것일까?

송편은 추석 음식이 아니다?
먼저 송편이 과연 전통적인 추석 고유의 명절 음식일까? 엄격하게 말하자면 송편은 추석 음식이 아니다. 물론 옛날부터 추석이면 송편을 빚었다. 하지만 조상님들은 추석 이외의 다른 명절에도 송편을 빚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추석보다는 다른 명절에 더 자주 송편을 준비했다.

조선 시대의 다양한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16세기 광해군 때 인물인 허균과 18세기 정조 때의 다산 정약용은 봄맞이 시절 음식으로 송편을 먹는다고 했다. 정월 대보름에 송편을 먹는다는 기록(추재집)도 있고 삼월 삼짇날 음식(도곡집), 사월 초파일(택당집), 오월 단오절(약헌집), 유월 유둣날(상촌 집)에 송편을 빚는다는 기록도 있다. 19세기 말에 들어서야 동국세시기에서 음력 8월 추석 때 송편을 먹는다고 했는데 20세기 초의 해동 죽지에서도 추석에는 송편을 빚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조선 시대 문헌 기록으로 보면 송편은 추석 음식이 아니라 명절 음식이었다. 가래떡과 떡국은 설날 단 한 차례 먹으니 전형적인 설날 음식이지만 송편은 민족의 명절 때마다 먹었으니 송편이야말로 한민족의 떡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