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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시니어 갤러리
민자연사박물관 이지섭 소장 이토록 아름다운
광물에 매료되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걸까. 출장 중 우연히 들른 자연사박물관에서 한순간 광물의 오묘함에 빠져들었고, 수집을 취미로 삼은 게 어느덧 35년이다. 지난 2010년 퇴임 후부터는 대기업 부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희귀 광물 수집가이자 자연사박물관장으로의 삶을 시작한 이지섭 소장. 시간이 지날수록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깊이를 더하는, 그의 광물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정은주 기자 협조 민자연사박물관

석회석과 같은 방해석(calcite). 충청북도 대화광산에서 오래전 채집한 희귀하고 아름다운 표본이다.
석회석은 흔하지만 이처럼 결정이 뚜렷한 것은 보기 드물다.
천하석(amazonite)이라는 장석의 한 종류.
청동기 시대의 옛 장신구 유물에 연한 옥색 빛깔의 준 보석의 원석이다.

남색 구리란 의미의 남동석(azurite). 흰 고령토에 떠오르는 태양 같아 ‘아주리 군단의 태양’이라 이름 지었다. 아주리 군단은 이탈리아 대표팀의 애칭, 아주리는 이탈리아어로 파란색을 뜻한다.

평생 함께할 광물과 운명처럼 조우하다
광물을 본다는 건 문명의 진화를 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순간, 수억 년 전의 흔적과 함께 있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35년간 희귀 원석과 광물을 수집해 온 이지섭 소장. 축적된 그의 삶 역시 다르지 않아, 광물과 함께한 시간에 따라 빛과 색을 달리한다.
그가 처음 광물에 매료된 건 찰나였다. 출장차 뉴욕에 들렀을 때 우연히 자연사박물관에 가게 됐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광물과 마주했다. 기존에 알던 광물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빛깔에 돌이 아닌 보석으로 보일 만큼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그는 그때부터 틈틈이 희귀 광물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흔히 수집을 취미로 삼는다 하면 여유를 연관 짓기 마련이지만 이지섭 소장의 경우는 정 반대다. 대기업에서 평생을 일한 그의 젊은 날은 누구보다 바빴고 치열했다.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는 일이 다반사, 짐을 풀기 무섭게 다시금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볐다. 그 와중에도 그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그 지역의 희귀한 광물을 구경하고 수집했다.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애정과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