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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시니어갤러리
일상  속 예술의
재기발랄한 공유 aA뮤지엄 김명한 관장

예술이란 홀로 존재할 때보다 사람과 섞이고 공간에 녹아들 때 더욱 빛난다는 걸 알기에, 수십 년 컬렉션을 기꺼이 공유하는 aA뮤지엄 김명한 관장.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핀 율의 작품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빈티지 페브릭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훑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을까 싶다. 이토록 멋진 시니어, 그의 컬렉션 인생과 철학을 만나본다. 정은주 기자

빈티지 가구 컬렉션으로 채운 공간
1980년대에는 패션디자이너였고, 1990년대에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 1세대 빈티지 가구 컬렉터로서 문화를 생산하는 위치에 있는 김명한 관장. 그의 수집품은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디자인 제품, 그 중에서도 가구가 중심이다. 수집품 전체로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가구는 수만 점, 가치 있는 에디션만 따져도 1,500점이 넘는다. 이토록 광범위한 그의 수집품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홍대 aA뮤지엄이다. 아트(art), 아키텍처(architecture), 얼라이브(alive)에서 따온 ‘a’, 그리고 최고 점수와 불변하는 고유명사적 가치를 뜻하는 ‘A’가 결합된 이름인데, 뮤지엄이라고는 해도 카페와 전시장이 복합된 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
수집품들은 공간 곳곳에 놓여 있다. 모르고 들어서면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적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입구의 거대한 철제문은 1950년대 영국에서 태어난 것이고, 나무 바닥은 120년 된 목재를 다시 짜 맞추어 완성했으며, 테라스에는 150년 전 템즈강변을 밝히던 가로등이 서있다. 게다가 무심하게 놓인 의자며 가구들은 핀 율, 톰 딕슨, 알바르 알토 등 유명 디자이너의의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사실. 한마디로 공간 전체가 하나의 역사인 셈이다.
지난 2007년 aA뮤지엄을 열 때부터 그는 컬렉션으로 카페를 꾸며왔다. 워낙 고가인데다 역사적 가치가 대단한 작품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한 건 당시 파격이었다. 사업적으로만 생각했다면 불가능했을 터. 김명한 관장은 자신이 느낀 감정이나 감각을 카페라는 일상적 공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