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가 연희전문 4학년 때였던 1941년 11월에 쓴 「서시」에 나오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구절이다. 그런데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자세는 갑자기 나온 변화가 아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이미 그는 어려운 이웃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글 김응교(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 저자)
빨래 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 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바지 계신
만주땅 지돈가
― 「오줌싸개 지도」 전문 (1936.초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