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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시니어 갤러리
난로 만들기의 즐거움,가슴 속 불씨를 깨우다 박홍순 씨

퇴직 후 뭉텅 주어진 시간을 허무하게 증발시키지 않으려면 몰두할 대상이 꼭 필요하다. 박홍순 씨에게는 난로가 바로 그 대상. 차가운 쇳덩이를 자르고 이어 따뜻한 온기를 만들어 내는 그 과정이 그는 너무 즐겁다. 뒤늦게 발견한 재능으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열정 시니어를 만나본다. 정은주 기자 진행 협조 박홍순

<박스형 로켓 화덕>
완주군 ‘나는 난로다’ 전시회에서 화덕 분야 경진대회 대상 수상작이다. 화덕의 상판 그릴은 두께 10T, 무게 150kg으로 상당히 무겁다. 이동형이며 그늘막, 식당, 정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편하게 설계되었다.

귀촌 후 새롭게 발견한 재능, 난로 연구
겨울이 길고 깊은 지리산 자락. 추위가 매서운 곳이지만 박홍순 씨 집만은 예외다. 난로 안에서 장작이 빨갛게 타오르고 연통에서는 몽글몽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공간에는 금세 훈기가 뒹군다. 그의 듬직한 작품, 난로 덕분이다.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지가 올해로 6년째. 여행길에 우연히 마주한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퇴직 후 귀촌까지 하게 됐다. 관공서 중역으로 서울에서 직장 생활만 30년을 한 터라 농촌 생활에는 생초보. 연장 한 번 만져본 적 없는 고운 손이었다. 그렇다 보니 처음에는 농촌 환경에 적응하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전형적인 ‘도시형 인간’이었던 박홍순 씨가 서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농촌에 머물 수 있었던 건 배움에 대한 열정 덕분이었다. 귀촌 생활에 적응할 즈음 목공과 용접을 배웠는데, 그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내친김에 국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더 나아가 그는 난로 만들기를 시작했다. 불의 원리와 난로의 원리를 파고들었다. 지리산 자락의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여기서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발견한 거다.
취미 수준을 뛰어넘는 그의 난로는 인기도 꽤 있어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11월에는 2015 완주 전환기술전람회 ‘나는 난로다’ 화덕 난로 부문에서 대상 격인 ‘주목할 만한 화덕’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