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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망처럼 품은 사진가의 꿈을 이루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뒤늦게 무슨 사진이야’라고 하기엔 남은 생에 너무 서운한 말처럼 들린다. 열과 성을 다해 무언가에 몰두한다는 건 제대로 살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수단이자, 순간순간을 오롯이 음미하는 방법이다.
한희정 작가에게 사진은 운명처럼 스며들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사진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란 터라 관심이 차곡차곡 쌓인 건 당연한 결과다. 25년의 교직 생활 끝에 마주한 인생 2막에서, 뭐든 배우기 좋아하는 그가 택한 건 역시나 사진이었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에 부지런히 책을 읽고 강의를 찾아들었다. 그렇게 도전을 시작한 지 수개월 만에 한국사진작가협회에 등록을 했을 정도로 감각은 탁월했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에만 의존할 생각은 없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이 어마어마하다. 그 결과 틈나는 대로 공부하는 일상이 지금까지도 습관처럼 몸에 뱄다.
세상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다
사진을 찍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한희정 작가. 버스를 타고 스치는 풍경, 걸으면서 만나는 모든 사물이 한 번 보고 잊히는 대상이 아니라 귀한 피사체로 둔갑하는 거다. ‘사진으로 찍으면 어떨까’ ‘뷰파인더 너머로 본 세상은 어떨까’ 골몰하다 보면 이전과 다른 면면이 눈에 들어온다.
이를 핑계 삼아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떠나기도 한다. 묵직한 장비를 기꺼이 짊어지고 튼튼한 두 다리로 세계를 누비는 덕분에 멋진 풍경은 모조리 그의 차지. 게다가 감기 한 번 앓은 적 없을 만큼 젊디젊은 건강까지 덤으로 얻었다.
사진가로 살아온 지 2년 반. 어느덧 네 번의 전시회 경력까지 쌓였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내년에는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수 천, 수 만 번 셔터를 누르다 보니 이제 사진을 좀 알 것 같다. 사진은 빛을 볼 줄 알아야 한다더니, 이제야 그 빛이 미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더 잘하고 싶은 열망도 함께 치솟는다. 눈을 뜨고 감는 순간까지 오로지 사진 생각뿐인 한희정 작가. 카메라와 함께인 한 그의 가슴은 여전히 뜨겁게 뛴다.
인도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사진 찍히기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을 주로 담았는데, 그중에서도 시장통에서 만난 보석상 남자의 눈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렬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