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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듬뿍 건강 테라피

청춘, ‘함께 밥 먹을래?’를 외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2월 23일 오후 7시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실험키친’에서는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의 집밥지기인 서진우 씨는 집밥을 만들기 위한 음식 재료 손질에 열을 올린다.
“오늘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소셜다이닝 ‘집밥’은 밥을 먹으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혼자 끼니를 해결해야 하고, 사람과의 정(情)이 그리운 청춘들에게는 맛있는 밥을 먹으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공간인 셈. 진우 씨는 고향인 부산에서 처음 ‘집밥’ 모임을 만났다. 단순히 한 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情)을 느낀 그는 서울에 올라온 이후에도 ‘집밥’ 모임에 자주 참가했다. ‘집밥’ 모임의 따스함을 아는 그는 오늘, 집밥지기가 되어 따스한 한 끼를 만들고자 모임을 열었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아주 친한 친구에게도 편하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오히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더 힐링되고 공감받는 느낌이랄까요. 보통 집밥 모임이 열릴 때 맛집을 찾아가거나 간단하게 치킨에 맥주를 먹는 식이지요. 이번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함께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함께 만들어 먹는 음식’이란 주제로 집밥 모임을 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종종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요리를 만들기도 했거든요.”
모임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채 안 됐을 무렵, 조심스레 문이 열리더니 김하섭 씨와 최혜지 씨가 들어선다. 이미 ‘집밥’ 모임에 여러 차례 참석해봤다는 두 사람은 익숙하게 앞치마를 꺼낸다. 오늘의 메뉴는 쇠고기 된장찌개, 콩나물 무침, 겉절이. 여기에 장도진 씨가 특별히 부탁한 ‘가지 탕수육’까지. 그야말로 전형적인 ‘어머니 손맛’이 가미된 메뉴들이다.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집밥으로 뭉친 사람들

집에서도 요리를 종종 한다는 하섭 씨는 집밥지기에게 익숙한 듯 무엇부터 할지를 물어본다. 그리하여 그의 손에 쥐어진 감자 칼과 감자. 한창 감자를 깎다가 “아이쿠, 손을 안 씻었네”하며 잽싸게 싱크대로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 한바탕 웃음꽃이 번졌다. 하섭 씨가 감자 손질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가지 탕수육’을 주문했던 장도진 씨가 도착했다. 아무래도 초면이라 조금은 서먹했던 분위기는 함께 요리를 만들며 조금씩 풀어졌다. 야근이 있어서 조금 늦었다는 마지막 참석자인 정유진 씨가 도착하자 집밥처럼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이 하나둘씩 차려진다.

배고프고, 사람 고프고, 정(情)이 고픈 청춘들이 모였다. 밥 짓는 내음보다 더 진한 사람 내음이 풍기는 이곳은, 청춘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소셜다이닝 ‘집밥’이다. 서애리 기자 사진 최병준 실장(마주 스튜디오) 장소협조 실험키친(02-325-4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