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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14

N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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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ell 문학콩쿠르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좌우하는 첫인상. 하지만 그 첫 인상이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은 아니다. 첫만남에서 정말 좋은 느낌을 받고 좋은 인연이 되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불편한 첫만남이 소중한 인연으로’ 바뀌게 된 사연을 만나보자.    정리 편집실
불편한
첫인상,
소중한
인연이
되다

골목길
젊은 부부와의 인연

김옥란(제주시 구좌읍)

벌써 제주살이가 6년차로 접어들었으니 일상의 뿌리도 제법 튼실해졌을라나? 서울에서부터 친 자매보다 더 살뜰한 정을 나누곤 했던 지인 부부를 빼곤 모두 이 골목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처음 마을에 들어 섰을 때 낯설던 느낌이 지금도 선연하다. 별빛과 달빛으로 전깃불을 대신하는 아늑한 밤을 꿈꾸며 내 집을 짓던 어느 날, 어떤 젊은 부부가 옆집으로 이사왔는데 눈을 마주쳐도 외면할 뿐 뜨악한 눈빛조차 주질 않는 것이었다. 평소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란 말을 숱하게 듣고 살아 왔던 터라 스스로 첫인상은 그 누구에게도 좋으리란 깜찍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던가보다. 하지만 그 이유를 물어볼 용기는 더욱 없었다. 그 와중에 시간은 흘러 집이 완공되었고 옆집은 이사를 가 버렸다. 그 눈빛의 진위가 궁금하던 차 우연히 그 젊은 부부가 다시 우리 골목을 방문했다. 우리 앞 집 목사님 댁을 방문한 것이다. 마침 목사 사모님과는 무조건적 신뢰를 나누던 사이라 속시원히 물어볼 참이었다. “사모님! 손님들 차는 제가 대접할께요!” “그래? 그럼 나야 고맙지!” 젊은 부부의 어색한 표정에는 예전에 느꼈던 불온한 눈빛이 없었다. 인사말이 오고가다가 용기를 내어 물어봤다. “그런데…저 어려운 것 하나 물어 볼건데 괜찮아요?” “아니요! 제가 먼저 사과할께요! 저…두 분이 밤에는 숨어 계신 것 같아 빚지고 야반도주하신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야반도주할 인상이 내 첫인상이었다고?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유기농 감귤을 재배하는 젊은 부부의 농장에 일손을 보태고 중간 마진을 생산지와 소비자가 나누는 직거래를 통해 지인들에게 맛있는 귤을 보낸다. 김치가 넉넉할 땐 김치를 들려 나누고, 병원을 드나들 땐 함께 문이라도 잡아 주는 따뜻함도 나눈다. 당도가 높아 택배 판매가 빨리 끝났다는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맛있는 귤을 한동안 먹을 수 없음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 여름 내 흘린 땀이 첫눈 오기 전 수확할 감귤에 달콤함으로 남길 바란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h-well 문학 콩쿠르>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가슴 따뜻한 글을 기다립니다. 2016년 9월 주제는 ‘농담 한 마디의 위력’입니다. 심각한 상황을 반전시킨 한 마디 농담의 힘을 느꼈던 에피소드를 나눠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원고 분량 200자 원고지 4매 이내 (A4 반 장 이내, 10point 기준)
원고 마감 2016년 8월 15일
원고 보내실 곳 (26464) 강원도 원주시 건강로 32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정기간 행물 담당자 앞 (성함,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 꼭! 적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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