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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14

N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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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남 정리 편집실

건강검진 체험수기

불혹연사, 새 생명을 얻게 해준 '생애전환기 전강검진'

글 안정숙(서울시 성동구)

마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변화를 겪다

불혹이란 나이는 참 많은 의미를 두게 하는 나이인 것 같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균 40.9세 즉 불혹에 내 집을 마련하고, 본인 얼굴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불혹이라는 말도 있으며, 심지어 내 나이를 물었던 이웃의 한 어르신은 이제 불혹을 넘겼으니 주변 정리를 미리미리 해둬야 나중에 저승 가는 발걸음이 바쁘지 않을 거라는 조언까지 해주셨다.
이렇듯 불혹이란 나이는 참으로 변곡점이 많은 나이다. 체력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머리는 굳어가고, 2030에 끼기는 애매하고 50대와 어울리기에는 왠지 서글픈, 무엇보다 결혼식보단 이제 장례식에 가게 되는 횟수가 더 많아지는 나이….
그래서일까? 2014년, 그러니까 작년 마흔한 살의 나는 개인적으로 참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심장소리는 귀에 들릴 정도로 심하게 쿵쿵대고, 머리가 쏟아져 내릴 정도의 두통이 가끔 나를 엄습해왔지만, 그땐 그저 1년이 넘게 공을 들여오던 일이 꼬이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지쳐있던 상태였기에, 스트레스에 의한 것일거라고 치부해버리고 있었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서 혈압 이상 발견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안내장은 일찍이 와 있는 상태였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그 해 말 12월 22일에 예약 날짜를 잡게 되었다. 동갑인 남편과 같은 날짜로 하려고 하니, 수면내시경을 신청하려면 서로의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남편은 다음날 하기로 했다.

그리고 검사 당일 저녁, 한 김에 대장암 검사도 같이 하자는 남편의 뜻에 따라 장 청결제로 대장 세척을 다 하고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대학병원의 건강검진센터. 간단한 혈액검사와 시력 체크를 하고 혈압을 재는데 “어? 이렇게 높게 나오면 안 되는데?” 하며 간호사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하는 거다. 뭐가 잘못됐느냐는 내 질문에 간호사 선생님은 날이 춥고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힘들었던 모양이니, 남은 검사를 다 마치고 다시 와서 재라고 했다. 하여, 오후에 잡혀있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뺀 나머지 검사를 다 마치고 다시 혈압을 쟀지만 역시는 결과는 198. 정상혈압의 범위가 120에 80이라고 하니 혈압에 대해선 문외한인 내가 봐도 한참이나 높은 수치였다. 내과에서는 수면내시경은 마취가 들어가니 이렇게 높은 혈압에선 검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며 잠시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하지만 1시간이 넘게 안정을 취해도 떨어지기는커녕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오히려 200을 넘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결국 지금은 내시경보다 혈압체크가 먼저라는 명령에 남편과 나는 떠밀리듯 가정의학과로 내려오게 되었다. 가정의학과로 내려와서 혈압을 재니 세상에 그사이 더 오른 203이다. 간호사 선생님은 이른바 ‘초고혈압’이라고 했고, 담당 의사선생님마저 “머리에 시한폭탄을 하나 달고 왔다”며 혀를 내 두르셨다. 소변과 혈액 검사가 다시 이루어졌다. 자각증상이 있을 거란 선생님의 말씀에 스트레스로 치부해버렸던 심장의 두근거림과 두통을 말씀드리니, 원래 혈압이 높으면 심장 주변의 장기부터 치는 게 원칙이라며 정밀 심전도검사도 해봐야겠다고 하신다. 졸지에 내가 환자 된 것이냐며 웃으며 말했더니, 의사선생님은 “지금 웃음이 나오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