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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14

Happiness of Se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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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갤러리
쓰레기로 예술을
창조하다
되살림 공예가
장승희
먹고 난 라면봉지를 쓰레기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예술 작품의 소재로 재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버려질 뻔한 쓰레기는 귀한 자원이 된다. 더 나아가 예술적 아름다움을, 환경보호의 가치를, 지속 가능한 삶을 이야기하는 이. 바로, 장승희 작가다.
글 정은주 기자

예술의 핵심은 환경보호에 대한 고민

모든 발견의 씨앗은 호기심이다. 장승희 작가의 호기심은 환경과 유난히 가깝게 닿아 있는데, 지속 가능한 환경을 끊임없이 연구한 덕에 10여 년 전부터 그만의 독창적 예술 세계를 피워냈다. 어떻게 하면 말 뿐인 ‘환경보호’가 아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현 가능케 할 방법은 무엇일지, 요즘도 틈날 때마다 생각에 빠져든다는 그.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가치 있는 고민의 만남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결과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감각은 어릴 때부터 눈에 띄었다. 직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관심은 늘 있었다. 그러다 취미생활을 위해 들른 문화센터에서 우연히 박 공예를 알게 된 그. 보자마자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뭘 하나 시작했다하면 끝을 보고야마는 성격덕에 20년 넘게 한 우물을 팠다.
박공예로 활동하던 장승희 작가가 되살림 공예를 시작한 건 그 이후다. 녹색가게에서 수년 째 봉사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수많은 물건들의 재활용 방법을 고민하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그렇게 2005년부터 라면봉지로 나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처음에는 녹색가게에 진열하는 정도였는데, 워낙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국을 무대로 강의를 하며 되살림 공예를 확산시켰다. 많은 사람이 실천하면 할수록 그만큼 재활용 효과가 커질 터. 쓰레기 양도 줄어들 거라는 생각에 전국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장승희 작가가 만든 나비 작품은 머리핀, 목걸이, 매달, 한복노리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굳이 말하지 않으면 라면봉지를 재료로 했다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형태가 아름답다. 소재가 부드러워 만들기는 쉽지만 힘없이 구부러지고 바스락거리는 라면봉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 끝에 매니큐어를 바른 덕분이다. 쓰레기로 버려질 뻔한 라면봉지가 칠보를 한 것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는 나비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건 순식간이다.

쓰레기에 새 숨을 불어넣는 창의적 발상

작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한다. 재료가 간단하고 무겁지도 않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접는데, 재미에 푹 빠져 지하철에서 내릴 곳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