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쌈밥집에 민들레도 올라오네.”
친구를 만나 쌈밥집에서 점심을 먹는데 그가 한 말이다. 그는 신기해하
면서 두어 잎을 씹고는 얼굴을 찡그린다.
“꽤 쓴데. 이건 민들레가 아니잖아?”
불과 몇십 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나는 찬찬히 잎을 살펴보았다.
“치커리군.”
나도 한 번 치커리를 민들레로 속은 적이 있다. 이웃집 텃밭에는 민들레
를 가득 심어놓았다. 민들레 쌈과 함께 ‘민들레효소’를 즐기기 위해서란
다. 주인은 뿌리도 캐어 볶아서 커피처럼 마신다고 했다.
“민들레 쌈이 감칠맛 나거든요. 맘대로 뜯어가세요.”
이웃의 강권에 몇 움큼을 뜯어왔는데, 그 속에 치커리가 들어 있음을 안
것은 저녁 식탁에서였다. 민들레보다 너덧 배는 썼다.
쓴맛의 주성분이 소화 촉진, 위산과다 방지
민들레와 치커리는 잎 모양이 엇비슷하다. 치커리 잎의 맥이 자주색이
라는 점이 다르지만 도시인들에게는 그놈이 그놈이다. 그도 그럴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