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술 씨(74세, 서울 신길동 거주)가 난생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건
15년 전 즈음이었다.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가 한 달 동안 감기로 고생하다
어느 순간 폐암 선고를 받고 결국 세상을 등진 것이 계기가 됐다.
“동료가 한 달 동안 앓으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더라고요. 그저 감기겠거니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긴 탓이죠. 그러다 병원에 들렀는데, 뜻밖에 폐암 진
단을 받은 거예요. 그걸 보고는 평소에 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었습니다.”
당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이 활성화되지 않던 때라, 서 씨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건강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어 그제야 안
심했다고 한다.
이후 한동안 생활에 쫓겨 바쁘게 살던 그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다가, 지난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내준 일반건강검진
통보서를 받고 생애 두 번째 건강검진을 받았다. 1940년생인 서 씨는 짝수
년도에 일반건강검진, 위암검진 등을 받는 대상이었던 것.
당시 아내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을 때만 해도 서 씨는 아내 걱정을 많이 했
다고 한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아내에게 큰 이상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 그런데 검진을 받고 며칠 후 병원으로부터 재검 연
락을 받은 건 다름 아닌 서 씨였다. 의사는 위암이 의심되니 큰 병원에서 다
시 한 번 정밀하게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급한 마음에 큰 병원을 찾은 서 씨는 아니나 다를까 위암 진단을 받았다. 그
나마 다행인 것은 일찍 발견해 위암 초기단계였다는 점이다. 그는 적지 않
은 나이에도 큰 수술을 견디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오히려 위암수술
이후 더욱 건강해졌다고 말한다. 입원 치료 중에 폐에 이상이 생겨 함께 치
료를 받고 나자 오랫동안 그를 괴롭히던 기관지염이 말끔히 사라진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덕분에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
어 정말 고마워요.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더라면 전혀 모르고 있다가 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