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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히어로

<건강보험> 독자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품어온 나만의 히어로는 누굴까? 인생의 기로에서 방향을 제시해준 등불 같은 사람, 살면서 가장 영향을 미친 나만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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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희망 영웅, 과학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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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저는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학업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눈물을 머금고 그동안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한동안은 ‘나같은 사람이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이렇게 힘겨워하고 있을 때 저는 엄마가 알아봐 준 검정고시 학원에서 1년간 시험준비를 하였고 운좋게 한번에 합격함으로써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검정고시 합격 후 곧바로 입시학원에서 수능시험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이었습니다. 학원으로 가는 길, 교복을 입은 또래 학생만 보아도 눈물이 났으며,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으로 괴로웠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힘들어 하던 중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해주신 영웅 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입시학원 과학선생님입니다. 한 번은 수업을 거의 마칠 무렵에 과학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누가 보기에 외모도 볼품 없고 (실제 선생님은 굉장히 작은 키에 머리숱이 얼마있지 않은 대머리, 얼굴에는 크고 작은 점이 가득했으며, 걸음걸이 또한 오리걸음이셨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잘난 구석 하나 없지만 나는 나를 이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자신도 모두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사람입니다. 결코 주눅들거나 움츠러들지 마십시오. 삶에서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의 고백에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회복하기 힘들 줄 알았던 자신감도 회복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주위에는 저처럼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또래친구나 선배, 후배들이 많았으며, 고등학교 자퇴가 제 인생의 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꽃다운 18살 희망이 제게는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의 말씀에 힘을 얻고 비로소 오랫동안 현실의 답답함을 벗어나 아팠던 마음까지 치유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의 희망 영웅이 되어주신 과학선생님, 하늘 아래 지금도 누군가의 영웅이 되어주고 계시겠죠?

전정민(대구 달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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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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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엄마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나도 결혼을 해보니까 엄마 생각이 난다. 딸 2명, 아들 1명 3형제를 기르면서 싫은 소리 없었던 엄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시절이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1주일간 시험 기간이라 엄마에게 매번 깨워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하루는 엄마가 늦게 일어 난 것이다. 안방 시계를 보니 나는 인상부터 찌푸려지고 언성이 높아졌다. “왜 지금 깨워줬어! 일찍 깨워달라고 하니까! 아휴 짜증나!!” 나는 화가 나 방문을 쾅 닫았다. 방문 소리가 세게 울려 퍼졌다. 주섬주섬 교복을 입고 나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때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애야, 미안하다. 내가 허리가 좀 안 좋아서.” “아~휴 그놈의. 또 허리야?! 그놈의 허리는 시도 때도 없이 아파?!” “늦게 깨워줘서 미안하구나. 자. 여기 있다. 도시락 가져가거라.” 그런데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됐어요!” 도시락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는 뛰어가면서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엄마는 아픈 허리를 구부리시며 주섬주섬 도시락을 다시 담고 계셨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도시락이 없어 굶어야 했다. 매점에 가서 빵과 우유로 한 끼를 해결했지만 마음은 영 편하지가 않았다. 드디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달려갔다. 안방 문을 열어보니 여느 때보다 엄마의 얼굴은 안 좋아 보였다. 몸살까지 겹치신 것이다. 엄마는 나에게 화도 내지 않으셨다. 빙그레 웃으시면서 “오늘 아침에 내가 미안했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직장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기 시작했다. 몸도 불편한 엄마께 내가 왜 그렇게 짜증을 부렸을까? 자식 된 도리가 아닌데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 번도 화내지 않고 3형제를 건실하게 키워내신 엄마의 모습, 정말 자랑스럽다! 진정한 나의 영웅은 어찌 엄마가 아니겠는가. 이제야 엄마의 심정을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

황지애(경기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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