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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제때 용서를 빌지 못해 뒤늦게 후회가 밀려올 때가 있다. 더구나 그것이 가족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여기 <건강보험> 독자들이 용기 내어 써 내려간 사과편지를 싣는다. 부디 편지를 받는 이들에게도 글쓴이의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당신에게 보내는 사과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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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형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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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안녕하세요.
올 추석에도 차마 찾아 뵙지 못하고 이렇게 용기를 내어 편지를 씁니다.
몇 년 전, 그의 사업 실패로 어려운 처지에 몰리게 되었을 때, 아주버님과 형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저희에게 도움을 주셨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자존심이 상했고, 이상하게 옹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형님께서는 저희 부부가 이렇게 된 게 잘되었다며 속으로 고소해 하고 계실 것이라는 얼토당토 하지 않은 생각에 사로잡혀 감사하다는 말씀 한마디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게 제 남은 자존심이었는지 아니면 제가 원래 속 좁은 인간인지, 너무나 큰 충격 때문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어렵게 저희를 도와주시려 애쓰신 두 분 마음을 모르고 못나게 굴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한 번 생긴 못난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찌나 어렵던지요.
우선 생활에 쪼들리다 보니 만사가 다 편협한 마음으로 보이더군요.
이러면 안 된다 하면서 형님께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나중에는 아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찾아오는 명절에는 명절을 핑계 삼아 찾아 뵙겠습니다.
그때는 다하지 못한 제 마음을 형님께 속 시원히 풀어놓고 용서를 구하겠으니 부디 너그러이 저를 받아주세요.
그때까지 형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못난 동서 올림 -

심주비(서울시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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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 주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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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에게 소홀해져서 늘 미안한 마음이에요.
어린이집에 제일 늦게까지 혼자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확신이 없어 질 때가 많아요.
주말만이라도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고 싶지만 정작 몸이 피곤하니 마음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초청행사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 날을 엄청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열심히 율동 연습도 하고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해서 전시도 해놓는 행사에요.
그런데 회사에서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참석을 못 했어요.
그 날 아침에 주아를 데려다 줄 때만해도 오후에 꼭 오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을 했는데 말이죠.
저녁시간에 부랴부랴 급히 퇴근을 하고 아이를 데리러 갔더니 서운했던 주아는 저를 보더니 말도 안 하고, 집에 가자고 해도 신발도 안 신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죠.
그 순간 저도 제 자신에게 그리고 그 상황에 너무너무 화가 나서 4살 꼬맹이 주아한테 버럭! 큰 소리를 내고 말았죠.
결국 저희 모녀는 그 날 서로 뚱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왔답니다.
우리 주아, 엄마가 약속도 안 지키고 큰소리 내서 속상했지?
엄마가 많이 반성하고 앞으로는 안 그럴게.
엄마는, 우리 주아가 속상한 것 보다 훨씬훨씬 더~ 속상했단다. 그런데 엄마도 쑥스러워서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못 했었어. 정말정말 미안해 주아야.
엄마의 마음을 받아줄래?
- 주아를 사랑하는 엄마가 -•

김보경(서울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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