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오이가 엄마 오이에게 “엄마, 나 오이 맞아?”라고 물었다. “당근
이지”라는 엄마의 말에 아기 오이는 부러져 죽고 말았다. 한동안 유행
한 ‘당근이지’는 ‘당연하지’라는 말의 말장난이지, 먹는 당근과는 관련
이 없다.
“당근은 키우기도 쉽고, 건강에도 좋다.”는 말은 ‘당근’이다. 그래서 중국
은 ‘오랑캐의 인삼(胡蔘)’, 일본은 인삼과 발음이 같은 ‘닌진(ninjin)’이라
고 부른다. 원산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알려진 당근이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기록이 없다. ‘당나라에서 건너온 뿌리채소’, 당근(唐根)이
라는 이름으로 보아 아주 먼 옛날에 들어온 것 같지만, 최초의 재배기록
은 1908년에야 있다.
옛날엔 당근이 회춘 또는 정력제로 인기를 누렸고, 심지어는 폐결핵의
신약(神藥)으로까지 지목되었다. 당근은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다. 당
근의 영양성분 중에서도 제일로 꼽히는 것은 비타민 A인 레티놀로 전환
되는 베타카로틴이다. 당근의 영어 이름 ‘캐럿(carrot)’이 베타카로틴(β
-carotene)의 ‘카로틴’에서 나왔을 만큼 당근은 카로틴의 보고다. 비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