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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얼마 전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를 확인해주었다. 최근 퓨전 사극이 대세인 상황에서 정통 사극도 완성도만 높다면 얼마든지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었고, 이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이미 다루었던 역사적 시점이라 하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그려낸다면 다시 한 번 대중의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박정호 KDI연구원
사진KBS

드라마 정도전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다름 아닌 주인공 정도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존의 정통 사극이 왕이나 왕실의 내용을 주로 다룬 반면, 드라마 ‘정도전’은 최초로 신하가 주인공인 드라마였다는 사실이다. 드라마 공급자 입장에서는 5천 년이 넘은 유구한 우리 역사에서 수많은 명재상과 훌륭한 신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하필 정도전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드라마 수요자인

시청자들은 왜 정도전의 행보에 큰 성원과 호응을 보인 것일까?

지금의 경제상황과 유사한 시대적 배경

이는 드라마의 배경이 된 시대가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 봤을 때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려 말과 조선 초의 상황은 지금의 우리 경제 현실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가장 먼저 고려 말은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던 시기였다. 기초생활의 기반마저 잃어버린 많은 서민이 농토를 버리고 직업을 바꾸거나 도적이 되는 예가 많았다. 오늘날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양극화 문제와 그 맥을 같이한다. 고려 말 조선 초는 경제성장률 또한 미미한 시기였다. 당시 문헌을 보면, 농민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었다. 이는 농업이 국가 기반 산업인 시절, 경제성장률의 저하로 직결되는 요인이었다. 이 역시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성장원동력 부재 현상과 그 맥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오늘날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한 당시 우리 역사상 최고의 재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삼봉 정도전이 선택한 해법은 무엇일까? 그의 경제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산적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생산적 복지란 국민의 생산적 사회 참여의 기회를 높임으로써 지속성장과 복지증진을 함께 도모하는 복지 개념 내지 제도를 말한다. 근로능력이 없는 극빈층 등에게는 의료, 교육, 주거 문제들을 국가가 상당 부분 책임지지만,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해당 근로능력을 배양하고 근로 기회를 확대해주는 방식으로 복지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경제 성장원동력 회복을 위한 정책 펼쳐

드라마에서 묘사했듯이 조선을 개국할 때 정도전은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숭상하였다. 드라마에서는 그 이유가 설명되어 있지 않았지만, 이는 그의 직업관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백성의 직업을 천민(天民)과 간민(姦民)으로 구분하였다. 천민은 의리에 수반하는 경제활동이라 하여 농민, 상인, 수공업자, 관리, 선비 등을 꼽았다. 반면, 간민은 스스로 경제활동을 수행하지 않은 직업들로 광대, 화척(도살업자), 한산자제(놀고먹는 양반 자제)들을 꼽았다. 이러한 간민 부류에 승려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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