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자주 오르던 등산길 옆 텃밭에, 마치 칸나 잎과 같은데 처음 보는 작물이 있었다. 마침 밭주인이 있기에 물었더니 ‘강황’이라고 한다.
“어떻게 먹어요?”
“카레 원료래요. 나도 처음 심었어요.”
뿌리가 카레라이스(카레 덮밥, 인도의 카레에서 유래한 음식)에 넣는 향신료라니 자못 흥미로웠다. 어쩌다 입맛이 떨어진 눈치가 보이면 아내는 즉시 카레라이스를 대령하고, 나는 그 한 그릇에 거짓말같이 입맛을 되찾는다.
카레를 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얼얼한 매운맛으로 땀을 내어 열대 더위를 식힐 수 있고 음식이 잘 상하는 지방이라 강한 항균성 조미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를 여행한 사람들은 불결한 환경에 비해 질병에 강한 그들을 보고 카레에 공을 돌린다.
강황은 원래 열대식물이기 때문에 덥고 습하고 밤낮의 기온차가 적은 기후에 잘 자라지만 생강과 사촌이라, 생강을 기를 수 있는 우리나라는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