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향긋한 쑥 듬뿍 넣고 소금 간을 해 담백하게 끓여낸 도다리쑥국을 먹는 재미에 통영을 찾곤 한다. 이번엔 울산으로 간다. 도다리 못잖은, 봄의 울산 바다가 자랑하는 참가자미를 맛보기 위해서다. 울산 북구의 정자항은 봄이면 더욱 북적인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참가자미의 70%가 이곳 정자항 출신이다. 이맘때의 참가자미는 봄 생선 중 최고다. 정자항에서는 하루 세 번 가자미 경매가 이뤄진다.
볕 좋은 오후 2시의 나른함 속에 이뤄진 경매를 엿보았는데 마이크를 잡은 경매사의 흥겨운 신호로 경매에 참여한 중개인들이 연신 옷자락 속에서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부산한 것은 여느 위판장의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경매는 가자미 배 앞에서 이뤄진다. 성질 급한 가자미를 물 밖으로 꺼내 죽는 것을 방지하고 어민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경매사와 중개인들이 각 배를 돌아다니며 ‘샘플’을 확인하면 경매가 이루어진다. 이날 참가자미는 1kg당 2만 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사나흘 계속 파도가 높고 날씨가 좋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