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정화통 씨는 "왜 젊은 며느리를 저보다 먼저 데려가시려 합니까. 어머니"라며 홀로 소주잔을 삼켰다. 곁에 있던 박끝녀 여사도 "영감, 나도 한 잔 주구려. 우리 며느리,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만 실컷 하다가 이제 좀 살만해 지려고 하는데…."라며 혀를 찼다.

첫날 아내의 비보에 망연자실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린 남편 정간장 씨는 다음날부터 '아내를 위한 이별여행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자신을 믿고 이제껏 입을 거 못 입고, 먹을 거 못 먹고 살아 준 아내를 위해 '원 없이' 떠나갈 수 있도록 해외여행 계획을 세운 것이다.
유달리 여사는 루게릭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노교수와 제자의 대화를 담은 베스트셀러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읽으며 시한부 인생이 된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마무리 짓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온 가족들이 유달리 여사와의 작별을 준비하며 마음을 정리해나갔지만 딱 한 명 그렇지 않은 이가 있었다. 바로 아들 인성이다.
언제나 긍정적인 인성이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뒤져봤다. 그리고 암을 조기에 발견한 경우에는 수술을 받지 않고 약물 치료만으로도 암세포를 없애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엄마의 암 진행 단계가 초기라면 좋을텐데…." 인성이는 엄마를 데리고 '닥터 쿨 크리닉'을 찾아가 한 줄기 희망을 찾아보기로 했다.
검진진단서를 우편으로만 받고 검진을 담당한 의사로부터 별도의 설명을 못 들으셨나 봐요?
아니에요. 검진을 받고 의사에게 직접 설명을 들었어요.
어머님이 병원에 오시기 전, 인성이에게 연락을 받고 암 말기에 접어드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초음파 영상을
보니 자궁에 작은 암 덩어리가 보이긴 하는데, 크기가 매우 작아서 크게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게 정말이에요? 선생님?
네, 다행히도 간단한 시술로 완치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아마도 검진을 담당했던 의사 선생님이 잘 설명해 주셨
을 텐데, 어머님이 못 들으신 것 같아요.
엄마가 겁이 많아서 "자궁암입니다."라는 얘기가 귀에 들어오니까, "암 초기예요."라는 얘긴
기억도 안나나
봐요(웃음).
잘 생각해 보니, 거의 완치도 가능하다고 들었던 것도 같고…. 아무튼 나을 수 있다니 꿈만 같네요.
그런데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데, 왜 암세포가 생겨난 것일까요?
암은 고지방, 저섬유 식사와 같은 잘못된 식습관, 지나친 흡연, 과다한 음주,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평소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쌓일수록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니까, 매사에 즐겁게 일하고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풀고 끝내는 게 암 예방을 위해 가장 좋지요.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암 예방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