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또한 알코올을 해독하며 나오는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알코올보다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며 기운이 없어지는데, 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이 아세트알데히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정도에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세트알데히드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주요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아세트알데히드를 2군 B 물질, 즉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술을 지속적으로 많이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주로 축적되는 간에서는 암세포 발생률이 매우 높아진다. 음주가 간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알코올이 시상하부에 영향을 주어 혈액 내 무기염류의 양을 잘못 파악하게 하기도 한다. 그 결과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억제되어 신장에서의 수분 재흡수가 줄어들어 소변량이 많아진다. 이는 의외로 심각한 문제로, 알코올 해독과정에 물이 다량 필요한 상황에서 수분 배출량이 많아지므로 갑작스러운 탈수를 일으킬 수 있다. 과음한 다음날 목이 바짝 마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알코올에 의한 점막 손상으로 위궤양이나 위염이 발병하여 심한 속쓰림을 유발하는가 하면, 장에 남아있는 알코올로 소장과 대장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기간 과음할 경우 고혈압이나 부정맥 등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며 심할 경우 뇌출혈을 동반할 수도 있다. 알코올은 혈당량에도 영향을 주어 후천성 당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생식기능의 저하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몸 전체에 성한 곳이 없게 만드는 수준이다.
인간관계의 윤활유? NO! 정신적으로도 악영향
술이 인간관계의 윤활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과음은 오히려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인간관계를 파탄 내기도 한다. 알코올이 강력한 억제제이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신경계의 활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므로 지속적으로 과음할 경우 대화가 귀찮아지고 활동이 줄어든다. 감정 중추 역시 억제되므로 성격이 냉담해지거나 타인에게 관심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에는 혼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의 영향으로 그저 성격만 변화될 뿐 아니라 신경계 자체에도 문제가 생긴다. 전체 치매 환자 중 알코올성 치매가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알코올성 치매가 급증하고 있다. 알코올성 치매와 관련된 대표 질환 중 하나가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이다.
음주가 잦은 사람들은 티아민(비타민 B1)이 체내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티아민은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물질대사에 필수적인 단백질로, 부족할 경우 체내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관인 뇌가 직접 영향을 받는다. 티아민 부족이 지속될 경우 베르니케 뇌병증이 나타나는데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눈을 움직이거나, 동공 반사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거나, 근육은 멀쩡한데 중추신경의 문제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단계에서는 티아민만 공급해줘도 회복되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코르사코프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기억상실이나 환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코르사코프 증후군이 나타날 정도면 뇌 조직 손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므로 원 상태로 회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