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iN 10월호 magazine
Magazine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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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가면성 우울증

우리는 종종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다.
‘돈과 명예’라는 조건을 갖추고 마냥 행복해만 보였던 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가면성 우울증’이
원인이었을지 모른다. 겉은 웃지만 속으로 우는
‘가면성 우울증’을 알아보자
정리 박지영 감수 류광수(마음심한의원 대표원장)


겉은 웃고, 속은 우는 가면성 우울증

청량한 가을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 계절은 자연의 모습뿐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변화를 불러온다. 유독 맹 렬한 더위를 과시한 여름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면, 가을에는 마음이 울적하고 의욕이 떨어지며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이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울증은 계절의 변화,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는 형태다. 잠을 못자거나, 살기 싫다는 생각이 계속되면 우울증일 수 있다. 보통의 우울 증은 이런 상태가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환자들은 주위의 권유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은 다르다. 스스로 우울한 감정을 쉽게 알 수 없고, 주변에서도 이 를 감지하지 못한다. 우울한 기분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우울증이 가면성 우 울증이다.

우울한 기분 없는 우울증도 있다

가면 우울증은 우울감과 무력감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오히려 식욕 부진, 가슴 두근거림, 피로감 등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지나친 명랑함, 약물ㆍ알콜중독, 도박, 행동과잉, 가성치매 등 증상도 나타난다. 가면성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 중 대부분이 가면성 우울증인 줄 모른 채 병원을 찾는다. 환자 본인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눈치를 챌 수 없다.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위장되어 사람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다. 이럴 경우 병원에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제 때 치료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기 쉽다.
가면성 우울증은 좋은 모습만 겉으로 보여야 하는 유명인, 셀럽, 감정노동자에서 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사회나 가정의 책임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우리의 아버지도 가면성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특히 아직 인지적 발달 상태가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은 우울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우울하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우울감 대신 짜증이나 폭력, 일탈행위, 학교 거부증 등 행동 문제로 우울감을 표현할 수 있다. 고령자도 평소와 달리 갑자기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우선 치매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우울증의 문제일 수 있다.

가볍게 운동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자

가면성 우울증도 치료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치료하지 않았을 때는 증상이 점점 심해질 수도 있다. 먼저 가면성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의를 찾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면성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투여하는 약물 치료나 상담치료 뿐 아니라 광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정 기간 광선에 노출하는 광치료는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 못지않게 생활습관의 교정도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지키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날이 점점 추워질수록 실내에만 머무르기 쉬운데, 1주일에 2~3회 외부 활동과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편한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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