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트륨 지나치면 건강을 해쳐요
건강한 식습관으로 ‘저염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이는 곧 ‘고염식’, 즉 나트륨이 많은 음식은 건강에 해롭다는 뜻이 된다.
일산병원 신장내과 강이화 교수가 나트륨 섭취가 불러올 수 있는 질병과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한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글 편집부
01 짜게 먹는 식습관은 우리 몸에 왜 안 좋은가요?
염분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몸에 꼭 필요한 필수 무기질로, 신진대사와 세포 삼투압을 유지하고, 체액의 pH를 조절하며 근육운동과 신경자극을 도와 적절한 농도로 혈액 내에서 유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인한 지속적인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을 일으켜 현대사회에서 사망의 주요 원인인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만성 신질환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암, 비만, 골다공증 등 질환의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건강에 무척 해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02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트륨 섭취 관련 통계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한국인의 나트륨 1일 섭취량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2013년 4,583㎎, 2014년 4,27㎎, 2015년 3,890㎎, 2016년 3,890㎎, 2017년 3,669㎎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고량 2,000㎎(소금 5g) 의 거의 2배 수준입니다. 연령, 소득,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모든 군에서 목표섭취량 기준을 초과하는 양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권고 기준인 2,000 mg 이하 섭취하는 인구비율도 2008년 12.8%에서 2015년 21%로 증가하였지만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거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하루에 5,000에서 6,000mg까지도 나트륨을 과다섭취하게 됩니다. 2005년 이후 다행히 나트륨 섭취량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식품업계가 많이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산업진흥원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발생한 나트륨 섭취량 감소분의 83%는 김치, 장류(간장, 된장, 고추장), 라면 등 가공식품 속 나트륨 함량 감소에 따른 것이고, 단지 17%가 국민의 식품 섭취량 변화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정부에서도 2012년부터 자율적인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2020년까지 3,500㎎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식약처에서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2017년 5월부터 국수ㆍ냉면ㆍ라면ㆍ햄버거ㆍ샌드위치 고나트륨 식품 5종에 대해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03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가져올 수 있는 질병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트륨은 세포외액의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삼투압을 결정하여 혈액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과잉 섭취하면 혈관 내 삼투압이 상승하면서 혈액량이 증가하여 혈관이 팽창하고, 혈관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게 되어 혈압 상승 및 고혈압 발생에 기여하게 됩니다. 고혈압은 혈관벽의 장력을 증가시키고 손상된 혈관조직 재생과정을 변형시켜 심장혈관 및 뇌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함으로써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심장 특히 좌심실 비대와 연관되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심혈관 질환사고 위험을 25~30%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트륨 섭취 감소에 의한 심혈관 질환 발생 감소 효과는 혈압 감소에 따른 효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혈압의 변화와 관련 없이 뇌졸중의 발생을 낮추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400mg에서 2,000mg으로 줄이면 혈압을 2-3mmHg 감소시켜 이를 수년간 지속할 경우 10mmHg 정도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고혈압 약제의 효과를 2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은 만성 신장병 발병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장은 나트륨과 수분의 양을 조절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특히 혈압조절에 가장 중요한 장기인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전신 혈압이 높아지고 신장의 사구체 및 주변혈관들에 높은 압력이 전해져 사구체와 혈관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허혈성 손상이 지속되면 만성신장병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만성 신장병이 되면 염분의 배설이 감소하여 염분이 축적되고 레닌 및 안지오텐신 호르몬 증가로 인해 고혈압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뼈의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염분섭취가 많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는데, 나트륨이 배출될 때 칼슘이 함께 배출되어 혈액내 부족한 칼슘 보충을 위해 뼈 속의 칼슘을 배출시켜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 및 노인에서 성장장애나 골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소변에서 증가된 칼슘배설로 인해 그 칼슘이 돌을 만들기 쉬워 요로결석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나트륨은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는데 염분을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 발병 위험도를 2∼5배 정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할 경우 나트륨이 위의 점막 상피세포 손상을 촉진하여 위염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위산이 감소되면 위암의 발병원인인 헬리코박터균 침입이 수월해져 상승효과에 의해 위암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젓갈류와 김치류의 섭취가 증가할수록 위암 발생 위험도는 증가하며 생으로 먹는 채소나 과일의 섭취가 위암 발병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국제 건강관련 단체인 ‘소금과 건강을 위한 세계건강(WASH)’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짜게 먹으면 비만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두통의 발생, 면역기능 이상, 자가면역 질환(다발성 경화증), 천식 발생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04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하면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성인들이 염분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류(29.6%), 국·찌개류(18%), 어패류(13.3%) 순으로, 먼저 김치와 국물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밥상에서 매끼 먹는 뜨끈한 국물이나, 김치를 아예 식탁에서 치워버리기는 어려우므로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합니다.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에 직접 절이지 말고 소금물에 절이는 것도 김치의 염분함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식탁 위에 채소를 김치처럼 늘 올려두고 채소에 쌈장이나 소스를 약간만 찍어먹으면 김치를 먹는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국이나 찌개는 먹는 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국물은 고염분 음식이므로 가급적 찌개보다는 국으로, 국보다는 숭늉으로 드시는 게 좋습니다. 국그릇을 절반 크기로 줄이는 것도 시도해볼 만 합니다. 또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습관은 버리고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될 수 있으면 손대지 않습니다. 국과 찌개는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기보다는 멸치·양파·다시마·새우·표고버섯 등을 우려낸 국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쌈장 등의 양념류와 화학조미료의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염분을 제한하면 음식의 맛이 밋밋해질 수 있는데, 이는 허용된 양념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 후추, 겨자, 고추냉이, 파, 마늘, 생강 등을 활용하면 새콤달콤하게, 얼큰하고 알싸한 맛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젓갈, 장아찌 등의 절임류나 소시지, 햄, 치즈 등의 육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들은 염분 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자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라면은 개당 평균 2,143.2mg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으며, 끓일 때 스프를 반만 넣고 국물은 먹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조개, 새우, 게 등의 해산물과 내장류에는 식품내 염분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과자 등 간식류도 소금 또는 조미료가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염분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허용된 양의 염분을 한 가지 음식에만 넣어 조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두 싱거워서 식사하기 힘들 때 한 가지 음식만 제대로 간을 해서 섭취하는 방법입니다. 비슷한 방법으로는 양념장을 만들어 두었다 식사 때마다 간하지 않은 음식을 양념장을 찍어 먹어도 좋습니다. 또한,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바나나, 감자, 아보카도, 키위, 메론, 수박, 토마토, 시금치 등 칼륨이 많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하루 한 번이라도 챙겨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신장이 안 좋은 환자는 칼륨이 함량이 높은 과일과 채소 등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 생채소를 즐겨먹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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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품식(별미밥, 덮밥 등)을 좋아한다 |
□ | 간식으로 자연식품(과일, 감자, 옥수수 등)보다 가공식품(과자, 햄버거 등)을 좋아한다 |
□ | 인스턴트 식품이나 반조리식품을 자주 먹는다. |
□ | 짠 반찬(젓갈, 스팸 등)이 없으면 식사가 맛이 없다 |
□ | 음식(국, 탕, 튀김 전 등)이 싱거우면 소금이나 간장 등으로 간을 더 한다 |
□ | 국, 찌개, 면류 등의 국물을 거의 다 먹는다. |
□ | 외식을 하거나 배달시켜 먹는 일이 많다. |
□ | 식사 시 절인식품(젓갈, 장아찌, 단무지, 피클)을 좋아한다. |
※ | 3개 이하 : 주의하세요 4~6개 : 위험해요 7개 이상 : 매우 위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