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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강화 특집 3. 치매국가책임제

별별 연구소

치매에 대한 연구보고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치매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 수는 45만9421명에 이른다. 이것은 4년 전 조사보다 45%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치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아직 치매가 왜 발생하는지,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 다행히도 세계적으로 치매에 대한 연구는 그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적으로 연구된 치매 관련 리포트를 소개한다.

정리. 신지선 기자

  • 같이 살면 치매 진행 늦출 수 있다

    비영리단체인 스펙트럼 헬스의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임의로 110명의 환자를 선정하여 치매 탐지, 스크리닝 연구를 실시했다. 이들 중 78.9%는 중증 치매 환자였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은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병세 악화가 늦춰진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또한 생활환경에 관계없이 가정기반,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증가하면 인지 장애를 초기에 진단할 수 있어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치매 진단 및 치료를 받는 환자들 중에도 파트너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증상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치매 뿐 아니라 세균, 전염병, 질병이 퍼지는 수준도 낮다.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살피기 때문이다.

  • 전신마취 경험, 치매 발병 위험 높인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와 서울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김태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저널을 통해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50세 이상 성인 남녀 21만9423명을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치매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신마취 경험이 있으면서 치매에 걸린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28.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에 사용한 정맥 마취제가 여러 개 일 때는 한 가지를 사용할 때보다 49% 가량 위험이 높아졌다. 연구 결과는 전신마취가 위험하니 무작정 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전신 마취 후 인지기능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 것이다.

  • 치매 초기에 젊은 피 수혈 받으면 상태 호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유전학자 데임 린다 파트리지 교수는 나이든 쥐와 젊은 쥐에게 각각 젊은 피와 나이든 피를 수혈하는 연구를 했다. 이중 젊은 피를 수혈 받은 나이든 쥐는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질병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만 30세 이상 약 7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젊은 피를 수혈 받는 실험을 진행했더니 치매 환자의 뇌에서 형성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수치가 5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임상실험에서도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보이던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외신에 알려져 수십 개 의료 기업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치매, 씹을수록 멀어진다

    일본 규슈대 연구팀은 5년간 60세 이상 노인 1566명의 치아 상태와 치매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치아가 건강한 노인이 치매에도 잘 걸리지 않는 것을 밝혀냈다. 치아가 1~9개 있는 노인이 20개 이상 있는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81%나 높았다는 것이다. 음식을 씹으면 귀밑샘에서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혈관의 신축성을 높이고 백혈구 기능을 활성화하여 뇌의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잘 씹어 타액을 많이 분비하면 뇌가 노화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치매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