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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강화 특집 3. 치매국가책임제

보장성 강화 클리닉 1

내 머릿 속의 지우개
치매의 모든 것

신경과 의사로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에 근무하게 된지도 9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장고 끝에 환자를 처음 만나 진료를 본다는 기분으로 치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문답을 통해 처음 환자를 대면할 때, 재진 시, 그리고 장기 환자로 넘어가는 단계 등을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

Q 치매는 어떤 병입니까?

치매는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뇌손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이 결국은 인지장애와 일상생활능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Q 치매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알츠하이머병, 뇌경색, 뇌출혈, 루이소체치매, 파킨슨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Q 치매를 미리 막을 수 있나요?

치매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입니다. 식습관, 운동, 인지 활동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나이가 늘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젊은 나이에 치매가 발병할수록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초로기 치매를
유전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집안에
초로기 치매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가 75%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치매는 유전되나요?

치매는 유전성이 매우 높은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유전성을 100%, 불의의 사고에 대한 유전성을 0%라고 이해했을 때, 치매의 유전성은 70% 정도나 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알려진 유전자로는 치매의 유전성을 30~40%정도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Q 환자가 혼자 왔는지, 보호자 동행했는지 묻는 이유는?

처음 환자를 대면할 때는 환자가 혼자 오셨는지, 아니면 보호자와 같이오셨는지를 묻습니다. 혼자 병원에 오셨다면 최소한 방향감이 가지고 있다는 점과 병원의 프로세스에 따라 진료등록, 수납의 과정을 거칠 정도의 인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병에 대한 자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치매에 이르러 진행된 환자는 “나는 아무 문제 없다”고 우기는 통에 이런 환자를 보호자가 설득해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65세 이상의 환자가 혼자 왔다면 심해야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이고, 65세 미만의 환자가 혼자 오셨다면 염려증 또는 우울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치매 관련 기본 검사는?

치매관련 기본 검사는 신경심리검사, 뇌영상검사, 혈액검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65세 이전이거나 진행이 빠르거나 증상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는 아밀로이드 양자방출단층촬영(positron-emission tomography), 유전검사, 뇌척수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어요. 의학이 발달할수록 이전에는 하나의 질환으로 여겨졌던 것이 세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후자의 검사를 통해서 환자의 증상이 알츠하이머 치매인지 아닌지를 감별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환자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이 발병 시점과 진행속도입니다.
갑자기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거나, 진행이 빠르다면
입원해서 빨리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Q 주로 언제부터 생기나요? 최근 젊은이들에게 생기는 이유는?

치매는 나이가 늘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80대에는 치매의 유병률은 30%나 됩니다. 90세가 넘어가면 치매의 유병률은 50%가 넘고, 100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75%나 됩니다. 6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하는데 전체 치매의 1% 미만입니다.
젊은 나이에 치매가 발병할수록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초로기 치매를 유전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집안에 초로기 치매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가 75%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치매 초기 증상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기억장애가 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건 둔 곳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약속을 잊고, 가족끼리 외식, 여행 간 것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다른 증상으로는 단어를 떠올리는데 장애가 있거나 이해 장애, 말을 더듬는 증상과 같은 언어장애가 있을 수 있고,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거나 하는 시공간 능력장애, 계산능력 장애가 있습니다. 또한, 성격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를 내는 등의 폭력적인 성향, 의심하는 증상, 환각, 환청 둥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치매 환자를 처음 진료할 때 어떤 점을 유의 깊게 보시나요?

진료실로 걸어올 때의 걸음걸이와 말을 정확히 잘하시는지를 듣습니다. 왜냐하면, 치매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 중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보행장애나 발음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 유무이기 때문입니다. 보행장애나 발음장애가 없다면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치매, 전두엽치매, 루이소체 치매일 수 있고, 신경학적 증상이 있다면 혈관치매, 파킨슨 치매 등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환자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이 발병 시점과 진행속도입니다.
갑자기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거나, 진행이 빠르다면 입원해서 빨리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뇌경색이나, 면역성치매, 감염증, 전간증 등의 치료 가능한 치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환자에게 맞는 검사를 처방해서 다음 진료 시(대개 1~2달 후, 길면 6개월 후)에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Q 치매를 치료할 수 있나요?

실망스럽게도 아직까지 치매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예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치료 가능한 치매(면역에 의한 치매, 수두증 등)의 원인을 찾아 이를 교정하는 것이 진단 단계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진행하거나, 일반적인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특성을 보이지 않는 비특이적인 치매의 경우 치료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는 주로 증상치료를 시도하며 항아세틸콜린분해효소, NMDA 수용체 억제재로 인지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고, 다양한 행동증상 등에 대한 약물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Q 진행 단계별 처방은 어떻게 다른가요?

신경심리검사 결과에 따라 ‘인지기능 정상’, 치매 전단계일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이렇게 3단계로 나옵니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인 경우 가능한 원인을 말씀드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뇌경색 예방약, 항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등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또, 인지기능 정상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치매 예방수칙을 알려드립니다. 치매예방수칙이라는 것은 운동, 인지활동, 지중해성 음식 섭취입니다. 그리고 치매에 위험인자가 될 수 있는 것을 삼가도록 권합니다. 또한,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을 위해 노력하라고 꼭 당부드리고 있습니다. 혹시 골절된다면 운동을 못할 뿐 아니라, 거동할 수 없는 와상 상태에 이르러 치매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일단 치매에 걸리면 어떤 것으로도 진행을 막을 수 없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치료 가능한 치매의 경우는 치료할 수 있으며, 혈관치매의 경우도 유발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Q 치매로 처방받은 약은 진행을 늦추는 건가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경우는 진행을 늦추는 효과는 없으나, 혈관치매 등의 치료제는 진행을 늦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