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가 온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 노란 리본이 쉽게 눈에 띈다. 웃거나 즐거운 일을 접하면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식을 속수무책으로 잃은 상황을 간접 체험한 모든 부모와 국민이 대리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셈이다. 때론 자녀들에게 뜬금없이 전화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안아주기도 한다.
애도와 상실이 생명과 가족의 가치에 대한 되돌아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부는 긴장성 두통이나 피로감 같은 신체적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무기력과 허무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한국인은 ‘한 가족’이라는 정서가 있어, 이런 공감과 감정의 전염이 깊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의학위원회는 상실과 애도에 대한 정신건강 지침서를 내놨다.
재난에 대한 스트레스, 분노, 애도는 누구에게나 다양하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로 인해 10~20%의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지만, 대부분은 서서히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이는 단순한 망각이 아니다. 덜 괴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 일을 떠올렸을 때 더는 감정적 고통을 느끼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위해 신경정신의학회는 우선 충격적인 일을 마주한 ‘당신’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아들이되 우리에게는 역경을 헤쳐나갈 용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