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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미술에서 경제를 읽다

언제부터인가 미술 관련 책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경제신문 기자의 뜻밖의 관심 분야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양미술을 읽다 보니 그곳에서 경제를 보는 새로운 눈이 틔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그렇게 인문학은 모든 학문과 닿아 있었다.

김용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얼마 전이었지요. 저는 '서양미술사의 재발견'이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모나리자'라는 그림이 왜 위대한지를 수십 년 만에 알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미술책 보는 제 모습이 낯선 듯 형은 한마디 했지요. "너도 인문학 유행 따라가냐?" 저는 "그냥 미술 이야기가 재밌어서요."라고 쑥스럽게 웃고 말았습니다. 오늘 그 답을 해볼까 합니다. 형, 기대는 마세요. 그냥 서점에 가면 왜 두 권 중 한 권은 꼭 미술과 관련된 책을 고르게 됐는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여느 경제신문 기자들처럼 제 관심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등이었습니다.

2년 전쯤이었던 것 같네요. 자료를 뒤지다 '전략(strategy)'이란 단어가 영어로 들어온 것이 1810년쯤이란 것을 알게 됐지요.
나폴레옹의 전성기였습니다. 많은 경영전략이 전쟁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클라우제비츠를 떠올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곧장 그의 '전쟁론'을 사서 읽었습니다. 절반쯤 읽었는데 '혜안'이라는 단어 정도만 머릿속에 남더군요.
한 컨설턴트에게 이 얘기를 했습니다. 그는 '제7의 감각'이라는 책을 보라고 권하더군요.
윌리엄 더건이라는 교수는 책에서 스티브 잡스와 피카소의 공통점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개발한 것은 없다, 기존에 있던 것을 직관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조합했다." 잡스는 MP3 플레이어, 휴대폰, 아이튠스를 결합해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피카소는 마티스의 인생의 행복이란 작품과 당시 유행하던 아프리카 조각상을 결합해 아비뇽의 처녀란 걸작을 그려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어쩌면 미술과 경영은 묘한 공통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영전략에서 미술로 흐르는 관심

제 관심은 방향을 틀었습니다. 성공한 전략을 가져온 직관과 깨달음의 근원은 무엇일까.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책 한 권의 광고 카피를 발견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깨달음의 시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셜애니멀'의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가 추천한 책이었습니다.
제목은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한 대목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한 국가의 왕이 물었습니다. "그리스에는 왕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전쟁을 잘 할 수 있냐?"
신하는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지켜야 할 가치, 즉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문명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축의 시대'라는 책에서도 그리스 부분만 따로 보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르네상스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신의 시대인 중세를 마무리하고 인간을 세상의 중심으로 돌려놓은, 피렌체란 도시에서 시작된 인문주의 운동.

피렌체에서 발견한 실리콘밸리의 모습

르네상스로 눈을 돌리니 자연히 그림과 마주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사들인 책이 서양미술사, 화가의 눈, 그림을 본다는 것, 명작 스캔들, 미술관에 간 화학자, 명화는 왜 유명할까, 지식의 미술관 등 수십 권입니다.
무엇을 얻었냐고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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