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무리하다 관절이라도 망가지면 어쩌려고….
오빠,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대요. 이상형이 알통 팔뚝이래나, 뭐래나?
야! 정윤아!
메~롱!
당신, 인성이한테 좀 배워요. 아들은 여자친구를 위해 아령을 든다는데, 누구는 사랑하는 아내를 옆에 두고도

귀찮아서 몸 관리는 뒷전이니….

까짓것 나도 아들 따라 집에서 만큼은 열심히 운동한다. 운동해!
흐음~당신이 인성이 운동량을 따라갈 수 있으려나?

그 날 이후로 집안 분위기가 헬스장에 온 느낌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아령 들기에 열중이다. 옆에선 윤아가 뱃살을 뺀다고 음악에 맞추어 에어로빅 동작을 어설프게 연출하고 있다. 할아버지 정화통 씨도 날씨가
춥다며 등산회 모임에 나가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아들, 손자와 함께 운동기구로 체력을 단련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는 새해 아닌가! 다들 이렇게 뭐 하나씩 들고 운동에 여념이 없으니 볼 일 없던 경쟁까지 붙어
버렸다. 인성이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의식했는지 원래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헬씨가족에게 순조롭게 돌아가는 일이 있을 리가 없지. 인성이가 너무 무리하게 운동을 한 탓일까? 처음 1~2주는 온몸이 쑤셨다. 아마도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히려
아령을 많이 들었다 놨다 했더니 전체적으로 온몸이 단단해진 기분이 들고 멋진 몸매를 뽐낼 여름이 기다려질 뿐. 윤아는 윤아대로 고민이다. 에어로빅을 한두 달은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상상 속의 에어로빅처럼 멋지게 어려운 동작을 소화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쉬웠으면 에어로빅을 따로 배우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며 자기위안을 하는 것도 한두 번, 싫증을
느낀 윤아는 아빠와 오빠의 운동기구를 이용해 뱃살을 빼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건 더 재미가 없네? 윗몸 일으키기를 10회 정도 하자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재미도 없고 힘만 더 들어 운동할 의욕이 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