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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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그것이 궁금하다

라돈’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밝힌 1급 발암 물질이다. 최근 ‘라돈 침대’ 사태를 둘러싸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라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정리 박지영 기자 감수 오범조(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Q 라돈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A ‘라돈’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밝힌 1급 발암 물질이다. 정확히는 라듐 등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비활성 기체 원소다. 세계보건기구는 라돈을 '폐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정의하며 흡연하지 않아도 라돈 때문에 폐암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라돈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우라늄 광산 근로자에 의해 드러났다.
16세기까지만 해도 광산이 호흡기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건 풍문이었지만 19세기에 이르러 해당 질환이 폐암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20세기에 이르러 라돈과 폐암의 연관성이 입증됐다. 이를 토대로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1988년 라돈을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미국국가독성평가프로그램(US National Toxicology Programme, NTP)은 흡연, 석면, 벤젠 발암물질 범주에 라돈을 포함했다.

Q 라돈에 의한 피해규모는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인가?

A 세계보건기구는 라돈에 의한 폐암 발병 비율이 전체 폐암 환자의 3~14%로 추정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라돈 농도가 100Bq/m3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병률이 16% 증가한다고 본다. 여기서 베크렐(Bq)은 방사성물질이 1초당 한번 붕괴하는 수준의 방사선량을 말한다.
비흡연자가 0Bq/m3, 100Bq/m3, 400Bq/m3 수준의 라돈 농도에 피폭되면 75세까지 폐암 발생률이 1000명당 각각 4명, 5명, 7명에 이른다. 미국 환경청(US EPA)은 미국에서 연간 약 2만1000명이 라돈에 의한 폐암 사망 환자로 추정한다. 유럽에서는 2006년에만 3만여 명이 같은 이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Q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A 최근 한국에서는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몸에 좋다는 음이온 침대를 사용했다가 피부질환, 갑상선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폐질환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할 수 있어 아직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

Q 한국에서 라돈 관련 연구결과가 있는가?

A 한국에서는 환경부가 2010년과 2013년 전국 실내 라돈 농도를 조사한 결과 주택은 전체 조사대상 7885가구의 40.9%인 3224가구에서 100Bq/m3 넘게 라돈이 검출됐다. 학교는 조사대상 661개교 중 26.8%에서 100Bq/m3 이상 라돈이 나왔다. 대한폐암학회는 국내 폐암 환자의 30%를 비흡연자로 추산했으며,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폐암의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라돈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추정만 있을 뿐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데이터는 없다.

Q 일상에서 ‘라돈’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A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실내 환기를 자주 해줘야 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은 건축자재에 많이 쓰이는 화강암 같은 화성암이나 편마암 같은 변성암,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는 석회석에도 들어있으므로 일상에서 라돈에 자주 노출된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라돈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환기’다. 또 공기청정기 대신 환기청정기를 쓰는 방법이 있다. 환풍기와 공기청정기를 더한 환기청정기는 공기청정기보다 라돈 제거 효과가 크다. 특히 라돈은 호흡기로 유입되면 더 위험하다.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국제방사선방호학회(ICRP)의 ‘알라라(ALARA)’ 원칙에서 알 수 있듯 질병 검사 등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사선 피폭을 피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기서, ‘알라라(ALARA)’ 원칙이란 국제방사선방호학회가 1965년 권고한 방사선 방호의 기본 원칙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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