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2018.05
글자크기 글자 확대 글자 축소

반려동물 알레르기, 나는 괜찮을까?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이 되어 끈끈하고 진한 우정을 나누는 것도 잠시, ‘알레르기’라는 방해꾼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4명 중 1명 꼴로 반려견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반려동물 알레르기, 나는 괜찮을까?
글 박지영 기자 감수 오범조(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 전 알아두자

소셜 미디어에는 개와 고양이 사진이 넘친다. 고급 명품 브랜드에서는 수백만 원을 웃도는 반려동물용 의류가 나왔고, 반려동물용 고급 유기농 사료와 간식도 차고 넘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반려동물에게 최고의 삶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려동물은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고, 그들은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키울 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반려동물 알레르기다. 2인 이상의 가족은 구성원의 알레르기 여부를 따져 키우기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천식 및 알레르기 협회에 따르면 천식이나 다른 종류의 알레르기를 가진 이들은 개나 고양이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알레르기를 지닌 사람의 30% 정도가 반려동물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개나 고양이가 근처에만 있어도 피부발진이나 콧물, 재채기와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반려견 25%, 반려묘 35% 반려동물 알레르기 경험

이상표·이상민(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양민석(서울대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반려동물 박람회에 참가한 537명의 반려동물 소유자를 대상으로 반려동물에 의한 알레르기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반려견을 소유한 사람 25%, 반려묘를 소유한 사람 35%에서 반려동물과 접촉 시 콧물, 재채기, 피부가려움, 기침,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려동물과 접촉해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식품알레르기 같은 알레르기질환이 많았고, 가족에게도 비슷한 경향이 관찰되었다.
증상별로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 등 비염증상이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74~80%에서 경험할 정도로 흔했다. 눈가려움, 발적, 눈물 등 결막염 증상이 65~73%로 뒤를 이었다.
피부 가려움, 두드러기, 발적 등의 피부 증상도 33~55%가 경험했다. 드물지만 기침, 가래,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가슴통증, 천명 같은 호흡기 증상도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13~33%에서 경험했다. 알레르기 질환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강아지는 치와와, 고양이는 페르시안이었다. 치와와를 소유한 사람의 40%가 반려견과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고, 고양이는 페르시안을 소유한 사람의 47.8%가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다. 반려견은 요크셔테리어가 38.3%로 치와와의 뒤를 이었으며, 말티즈 30.1%, 푸들 22.8%, 스피츠 20.8%, 시추 17.6% 순으로 나타났다. 고양이는 터키 앙고라가 41.7%, 코리안 숏헤어 38.3%, 스코티시 폴드 26.7% 순이다.

알 레르기 검사 해보자

반려동물 알레르기 항원은 동물의 털, 비듬, 배설물, 타액 등이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실내는 물론 반려동물이 잠시 있던 공간에 머물러도 알레르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은 콧물, 기침, 잦은 재채기, 눈 충혈, 가려움, 피부 이상반응(발진, 가려움) 등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다면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반려동물 외에도 집먼지진드기, 미세먼지, 꽃가루, 유제품, 밀가루, 달걀 등 종류가 다양하다. 알레르기 증상이 반려동물 때문인지 알아보는 확실한 방법은 병원을 방문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잠시 다른 곳에 맡겨두고 그 동안 알레르기 증상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반려동물 접촉 시 알레르기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병원을 방문해 증상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경관리나 약물치료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알레르기 면역요법을 고려한다.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반려동물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알레르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불 세탁, 집안 청소, 털깎이, 의류에서 털제거 등 실내 환경 관리에 신경써야한다.

원인 알아야 고칠 수 있다, 알레르기 검사

피부단자검사 피부에 짧고 가는 침으로 알레르기 항원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주입해 두드러기가 나타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검사다.
알레르기 항원을 체내에 직접 주입해서 반응을 확인하기 때문에 어떤 검사보다 정확하다. 팔 안쪽이나 등에 검사하는데, 결과 역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단, 알레르기 치료약을 먹고 있으면 항원을 주입해도 몸이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검사 전 상담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항체 검사 ‘마스트(MAST) 검사’, ‘알레르기 피검사’라고 불린다. 항원을 체내에 주입하지 않고 뽑은 혈액에 주입해서 혈액 속 반응을 본다. 항원을 직접 주입해서 나타날 수 있는 과민 반응을 피할 수 있고,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있어도 검사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단자검사보다 민감도가 떨어져서 종종 알레르기 항원인데도 음성으로 나오기도 한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알 수 있다.

모바일 건강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