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너도 늙다니!

우리 몸에는 600여 개의 근육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근육량을 따지면 몸의 절반 가까이다. 이 근육들은 뼈와 관절로 이뤄진 우리 몸의 골격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버텨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근육이 빠지면 뼈대를 지지하는 축이 무너져 뼈와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주변만 보더라도 보행기나 지팡이에 의지해서 걷는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개 65세가 되면 갱년기로 호르몬이 줄어들고 뼈가 약해지며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질환에 노출되면서 근력이 서서히 저하되기 시작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중 18.2%가 일상생활 수행능력(ADL)과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능력(IADL)이 제한적이고, 85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인 56%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이란 앉기나 걷기, 식사하기, 목욕하기와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고,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집안일이나 마트 가기, 교통수단 이용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넘어선 수단적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특히 8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인 25.5%는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걷거나 식사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인들의 신체장애는 근육 기능 저하의 영향을 받는다.

사망률을 높이는 근력 저하

근육이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 몸의 대표적인 노화 증상 중 하나다. 보통 30세 전후로 근육 감소가 시작되어 60세 이상부터는 약 30%, 80세 이상에서는 약 50%의 근육이 손실된다고 한다.
근육이 감소하면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다른 합병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KBS1 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인용한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을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근육량과 근력이 부족한 남성의 사망 위험률이 4.1배 높았고, 보행속도까지 느린 경우에는 사망 위험률이 9.5배까지 높아졌다.
근육량이 줄면 체중도 감소될 수 있다. 2017년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린 삼성서울병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다이어트를 한 경우가 아니라 식욕부진에 따른 에너지 불균형이나 일상 활동의 감소 등으로 노인의 체중이 감소하면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웰에이징, 근육부터 챙기자

근육을 위해서라면 젊은 사람보다 노인층이 운동을 더 꾸준히 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28일 정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2% 감소하는 반면 노인층은 10일만 안 해도 9%나 감소한다고 한다. 따라서 노년기에 더욱 운동에 힘써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걷기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고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도 좋다. 유산소 운동은 근육 내 지방을 감소시켜 근육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또 근육을 위해 충분한 영양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영양을 잘 섭취해야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 성장을 위해서는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하다.
보통 성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이 몸무게 1㎏당 0.8g이지만 근육이 적다고 생각된다면 몸무게 1㎏당 1~1.2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량이다. 이때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B6, 비타민B12, 엽산 같은 비타민B군과 비타민C, 칼슘을 먹으면 단백질 합성 기능이 더욱 높아진다.
특히 노인들의 근육 영양을 위해 좋은 음식은 달걀과 우유 등이다. 여기에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는 칼륨을 풍부하게 함유한 바나나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견과류도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또 근육의 80% 이상이 수분이기 때문에 하루 최소 1.5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