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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IS STORY

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가 보내온 ‘작지만 확실한 행복’ 사연을 들어보자.

다시 배우는 한자
박봉례(부산 사하구)

공부는 사치이고 낭비일 뿐이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 키우느라,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게다가 틈틈이 부업까지 하며 바쁘게 살아왔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특별히 공부를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60대가 된 후에야 마음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고, 이때까지 미뤄왔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무슨 책을 읽어볼까 하고 서재를 둘러보다가 언뜻 내 눈에 들어온 책은 한자 공부책이었다.
학교 다닐 때 수학과 과학 공부는 정말 싫어했지만, 한자 공부만은 흥미를 갖고 했던 기억 때문에 책을 꺼내 펼쳤고, 그동안 많이 잊어버렸던 한자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뭔가를 배우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던 나이인데 다시 시작하는 한자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천자문부터 시작해서 사자성어를 거쳐 최근에는 최치원 선생이 쓴 한시까지 공부하고 있다. 이제 나에게 꼭 이루고 싶은 작은 목표가 있다면, 전국 한시 백일장에 나가보는 것이다.
한자를 공부하며 나는 꼭 무엇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공부 자체가 보람이고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남들에겐 어려운 한자가 나에겐 삶의 소확행을 선물해 주었다.

가족 여행
박재옥(서울 도봉구)

80세가 된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갔다. 자식들과 오랜만의 여행이어서 한마디로 감개무량했다.
대학원과 대학에 다니는 손자들은 학업상 못 갔고,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손주 하나가 동행했다. 2박 3일의 여행은 일본의 고적, 문화탐방이 주류였다. 그런데 높은 언덕을 오르는 코스가 여러 번 있어서 80세 남편과 77세인 내겐 약간 고된 여정이었다. 90줄에 접어든 노인이 대다수인 지금 우리 나이는 고령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청춘도 아니기에 힘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순간이 종종 있었다. 아홉 살 손주가 옆에서 호위병 노릇을 한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제 손을 잡으세요!”
손주는 두 팔을 벌려 나와 남편의 손을 잡고 가파른 언덕을 함께 올라갔다. 사찰과 묘지가 높은 곳에 있어 오르는 길이 순탄치 않았지만, 중도 포기할 순 없어 나이 어린 손주의 도움을 받았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까지 길러준 할머니의 은공을 감사한 마음으로 효도하는 행실로 이해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일터에 나가는 관계로 셋이나 되는 손주를 길러낸 정성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지금 맛보는 기쁨이자 즐거움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여행의 순간이 바로 소확행이 아닐는지. 손주의 효도에 그저 행복하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독자 여러분의 지면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가리키는 ‘소확행’.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등 독자 여러분 각각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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