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유일하게 직영하고 있는 요양시설 서울요양원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입소희망 대기자만 1000명 이상이라는데. 개원 4년 만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이유, 과연 무엇일까?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그 비결을 들어봤다.
글. 이소영 기자 사진. 지중근(라운드테이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기요양급여에서의 합리적 제공 기준을 개발하고 장기요양급여비용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1월,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 일각에 서울요양원을 설립했다. 요컨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수준의 향상과 제도의 개선을 목표로 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요양원 입소를 원하는 어르신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입소대상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서 시설급여 인정받은 어르신들이며 총 150명(일반실 139명+치매전담실 11명) 정원이다. 주야간보호센터 어르신들까지 더하면 190명 이상을 모실 수 있는 규모이다. 이쯤되니 궁금하다. 서울요양원은 여타 요양원들과 무엇이 다를까? 우선 유닛케어시스템(Unit Care System)을 눈여겨볼 만하다.
대부분의 요양시설들이 층별 혹은 구획별로 관리·운영되는 반면 서울요양원은 유닛별로 케어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유닛이란 편안하고 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만든 서울요양원만의 10개 마을(초롱마을, 앵두마을, 목련마을, 살구마을, 강 마을, 솔 마을, 샘 마을, 꽃 마을, 다정마을, 행복마을)이며, 신체 및 인지기능에 따라서 기능회복형의 마을(3개), 관계친화형의 마을(4개), 인지향상형의 마을(3개, 치매전담) 세 부문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리하여 마을특성별로 독립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각 마을에는 11~17명의 어르신이 생활하고 있고 유닛 당 담당 요양보호사는 6~7명이다. 요양보호사 1명이 2~2.5명의 어르신을 케어하고 있는 셈. 이는 일반요양원에 비해 18~19% 높은 인력 수준이다. 이와 같은 유닛케어시스템 덕에 서울요양원은 구조적으로는 물론이고 서비스에 있어서도 질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요양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시스템은 바로, 일반 요양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치매전담실이다. 정원 11명인 치매전담실에서는 경증 치매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인지력저하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한 전문교육 받은 요양보호사들이 배치되어 있어 안심하고 치매어르신의 케어서비스를 맡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야간보호센터와 재가복지센터도 반응들이 좋다. 주야간보호센터는 흡사 어린이집처럼 아침에는 요양원에 갔다 저녁이면 집에 돌아오는 방식(평일: 08시~20시, 주말: 08시~18시)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곳에도 치매전담반이 따로 설치되어 있어 인지자극/인지재활/회상활동/일상생활 기능증진 등의 치매특화프로그램들이 제공되며, 일반프로그램으로는 신체기능/사회적응/여가활동/가족지원 등의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다. 반면 재가복지센터는 요양보호사가 해당 어르신의 집에 방문하여 케어서비스를 실시하는 형태이다.
이밖에도 서울요양원은 입소자와 보호자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다채로운 소통창구들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열린 고객민원실과 분기별로 진행되는 정기보호자간담회’가 대표적인 예다. 이를 통해 서울요양원은 입소자와 보호자의 건의사항들을 운영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공단 직영 요양원으로서 다른 요양기관들의 모범이 되고자 늘 최선을 다하는 서울요양원은 4P‐11S‐70CP, 즉 ‘표준 업무매뉴얼’을 체계화시키며 맞춤형 케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4P‐11S‐70CP란 생활지원/여가정서/기능유지&증진/가족지지&특화 등의 4가지 영역 프로그램에서 11개 서비스가 제공되며, 이는 70개의 점검 포인트를 기반으로 세분화돼 서비스가 이뤄짐을 의미한다. 이때 70개의 점검 포인트는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와 같은 전문가가 어르신들 상태 및 욕구사정 등을 바탕으로 구체화되는데, 이것을 통해서 도출된 결과는 요양보호사가 입소자별 맞춤서비스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핵심데이터로 활용된다. 각 입소자에 따른 케어 방법, 치료계획 및 목표 등에 관한 구체적 미션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경험했던 바를 기존 데이터에 지속 보완하며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서울요양원의 표준 업무매뉴얼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들의 직업적 사명이 없다면 지극히 어려울 일이다. 이렇듯 헌신과 배려를 다하는 요양보호사들이지만 아직도 그들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과 대우는 상당히 열악하다.
치매국가책임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다. 요양시스템의 발전과 정착에 대한 관심도 좋지만 질 높은 요양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우리 모두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에 서울요양원도 요양보호사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환경과 여건을 만드는 데에 각고로 노력 중이다. 이렇듯이 보다 나은 요양 제도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땀을 쏟는 서울요양원과 요양보호사들이 있어 새삼 든든하다.
●박득수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