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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IS story

독자 문화살롱
욕망을 내려놓게 만든 책,
이웃을 가족으로 만들어준 수업

[독자 문화살롱]은 독자들이 경험한 문화 콘텐츠를 나누는 칼럼이다.
이번 호에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게 해준 책 <무소유>에 대한 이야기와 이웃을 가족으로 만들어준 특별한 수업에 관한 사연을 소개한다.

근심까지 싹둑! 가족 머리 커트 교실

8주간의 헤어 커트교실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머리커트’라는 강좌 제목 말마따나 단지, 남편과 아이의 머리를 잘라줄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커트수업을 들으면서 만난 수강생들의 수업의 목표는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손님에게 좀 더 머리를 잘 잘라주고 싶다는, 경력 30년의 미용실 원장님도 계셨고, 요양원에서 어르신들 수발을 드는 60대 요양보호사는, 어르신들 이미용까지 해드려서 좀 더 잘 모시고 싶다고 했으며, 캐나다에 살면서 잠시 귀국한 50대 주부는, 커트비가 너무 비싸 미용실에 못가는 동포들이 많다며, 그들의 도와주고 싶어 일부러 귀국했습니다. 가족만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던 순간이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가족만이 아닌 이웃을 위한 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주간의 수업이 끝나갈 무렵, 모두의 의견이 모아져서, 미용봉사 동아리가 결성되었습니다. 매달 1회씩 모여서 요양원이나 고아원을 돌며, 우리의 미용 실력도 녹슬지 않게 하고, 봉사도 하는 일석이조의 모임이 생긴 것입니다.
그 마음으로 모인 모임은 다음 기수 졸업생도, 그 다음기수 졸업생도 모여 벌써 3년 째 봉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수업 이름은 ‘가족 머리 커트 교실’이었지만, 이웃까지 가족으로 만드는 수업이 된 셈이지요.

박윤진 서울 동작구

<무소유>를 만났던 시간

아이들이 어릴 때 산 책인데 이사를 여러 번 다녔지만 버리지 않고 책꽂이에 꽂아두고 읽는 책이 한 권 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이다.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어 좋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느끼는 고통 중의 하나는 능력은 안 되는데 욕심이 앞서서 힘이 들 때가 종종 있을 때이다. 의욕이 저하되고 스스로에 의한 낙인은 병이라고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내 스스로 그렇게 몰아갈 때 나는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는다. 법정스님은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나만 즐기기보다 이웃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무소유>는 내 안의 많은 욕망들이 내 마음의 그릇 안에 다 들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법정스님의 취미는 끝없는 인내라는 말씀에도 마음에 와닿았다. 인내심도 부족한 사람이 끝없는 욕심만 가슴에 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나를 알게 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소유>를 읽다 보면 법정스님의 살아생전의 모습이 생각난다. 신경질적이고 깐깐해 보였던 그 모습 속에 얼마나 절제를 되뇌이면서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다. 그 모습이 그립다.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스님의 글을 읽을 수 있었던 내 젊은 날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들이 나로 하여금 욕망을 버리고 차분하게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혜향 대전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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