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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과 동시에 맛봤던
사회의 쓴 맛!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으로 처음 발걸음을 뗐을 때,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큰 실수를 하거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건강보험> 독자들이 겪었던 사회 첫 진출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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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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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생활은 19살에 시작됐다. 상고를 다녀서 90%는 취업을 생각하고 기술을 닦고 나머지 10%는 진학을 위해 예체능에 도전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취업도 예체능도 아닌 오직 공부로 승부하려고 했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나의 취업을 원했다. 옛말에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있던가? 난 친구의 제안으로 경기도 이천 모 연구소로 입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가족들이 알고 말렸지만 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방을 챙겨 친구랑 그렇게 첫 사회 생활에 합류했다. 우는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그 순간 만큼은 철이 없어서인지 천진난만하게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현실을 혹독했다. 직장 동료와 상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마디씩 내뱉은 말에 상처를 받곤 했다. 울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친구가 있어서 의지하며 어느 정도 근무지의 환경에 익숙해졌을 때, 그런 고비도 넘기니 한결 마음도 여유로와지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며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었다. 배움이 나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공부를 하고 싶었고 대학시험에 도전하고 싶었고 내가 왜 이천까지 오게 되었는지 밤을 지새우며 생각한 끝에 ‘이곳에서 대학시험을 봐야겠다’ 싶었다. 열심히 준비했고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지방에 계시던 부모님, 형제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무사히 대학졸업도 하고 나의 일도 가졌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쓰라린 첫 사회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선미(광주시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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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생긴 비상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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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첫 발을 내딛고 열심히 생활하던 어느 날 아침, 부장님이 500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을 내게 내밀며 서울세관에 가서 통관을 한 다음 물건을 트럭에 싣고 회사로 오라는 업무 지시를 받았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라는 말씀을 듣고 통관서류와 500만 원을 가방에 넣고는 행여 누가 가방을 낚아채갈까 두 손으로 어깨에 맨 가방줄을 꼭 쥐고는 버스를 타고 서울세관에 도착했다. 통관업무는 몇 번 해 봤지만 혼자는 처음이라 몹시 긴장됐다, 서류를 들고 물건을 찾으려니 아직도 통관 절차가 진행 중으로 기다리고 있으라는 소리만 들려왔다.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려봐도 통관이 되지 않아서 계속해서 기다렸다.
담당자에게 다가가서 열 번도 넘게 물었지만 기다리라는 소리만 들었는데, 결국 오늘 통관은 어렵다는 소리와 함께 은행 마감 시간을 넘기고서야 회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일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꼭 나의 미숙함 때문인 것 같아서 축 처진 어깨로 회사로 돌아왔더니 난리가 나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어떻게 된거야? 은행 마감 시간 전에 입금시켰어야지? 돈은?” 하는데, 알고 보니 가져간 돈을 사용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날 다시 회사로 입금시켜야 한단다. 회사 돈인지라 공금횡령의 문제가 있어서인데, 내가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오니 잃어버렸거나 잘못된 줄 알고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몰랐어요. 아무도 말씀 안 해 주셔서. 전화를 하려고 해도 그 사이 통관 됐다고 할까봐 화장실도 못 갔어요”라고 말하면서 억울하기도 하고, 괜히 오해를 받을까 변명을 하려니 부장님이 ‟됐어. 아는 줄 알고 설명 안 해준 게 잘못이지. 수고했어” 하시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셨는데 순간 왈칵 눈물이 나왔다. 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다. 나 때문에 생긴 비상 사태로 인해 그 날 이후로 신입사원에게는 현금 사용에 관한 교육이 추가되었고, 교육하는 날이면 반드시 내 얘기가 입에 오르는 전설이 되었다. •

이윤서(경기도 군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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