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남자 장그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입단에 실패하며 현실 도피처럼 입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군대 전역 후 똑같은 현실에 부딪힌 그는 연구생 시절의 후견인 소개, 일명 낙하산으로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그는 취직만 하면 끝일 줄 알았지만 학력, 스펙으로 무장한 다른 동료들과의 경쟁으로 이리저리 치이게 된다. 바둑을 잊고 싶어서 회사 일에 더 몰두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닥친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열쇠는 역설적이게도 바둑에서 얻은 통찰이었다. 한 수, 한 수 돌을 놓듯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장그래. 그는 어느덧 자신을 무시하던 동료들과 퇴근 후 술 한 잔 나눌 수 있을 만큼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되었는데….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의 이슈는 단연 드라마 <미생>이다. <미생>은 직장인의 삶을 신랄하게 그려내며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일을 전쟁처럼 살아가는 직장인, 반복되는 야근과 고열량의 야식과 회식. 드라마 <미생>에서도 매회 빠지지 않고 고열량 음식을 먹는 회식 장면이 등장한다. 삼겹살, 곱창, 족발, 보쌈 등 그 메뉴도 다양한데, 이렇게 기름진 회식문화가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운동 부족과 잘못된 식생활의 반복으로 인한 비만, 특히 복부비만이 생기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몸의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사증후군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인은 오래 앉아서 일하는 습관과 고지방, 고당질, 고열량의 식단에 자주 노출되면서 복부비만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직업군별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사무직 종사자가 비사무직 종사자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무직의 경우 하루 6~7시간을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야근을 제외했을 때의 시간이다. 오래 앉아있는 것이 복부지방과 연관되는 이유는 자리에 앉은 후 90초만 지나도 인슐린과 관련된 세포 반응이 멈추고, 30분 후에는 중성지방이 쌓이기 때문이다. 또 남은 에너지가 복부 쪽 지방으로 쌓이게 돼 복부비만을 유발한다. 술이 빠지지 않는 한국의 회식문화가 직장인들의 복부비만을 유발한다는 결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술을마시게 되면 지각능력이 떨어져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복부비만이 단순히 미학적인 관점에서 보기 좋지 않아서 나쁜 것이 아니다. 복부비만이 대사증후군을 유발하고,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으로 대표되는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한 인한 복부비만은 다양한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사증후군. 이를 예방할 방법과 치료 방법의 공통 분모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포함한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실제로 하루 3시간 정도만 서서 일하면 1분에 심장박동수가 10회 정도 빨라지고, 이를 1년 동안 지속할 경우 마라톤을 10번 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지나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칼로리의 50% 미만으로 낮추고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물론 과식 및 야식, 폭식은 피해야 한다.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지만, 일을 더욱 잘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