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4년 12월, 항상 연말에는 많은 모임이 있다. 우리나라 송년회, 동창회 등 대부분의 모임이 술로 시작해 술로 끝을 맺는다. 건강한 사람도 이 시기에는 자주 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어 알코올 분해를 담당하는 ‘간’이 힘들어한다. 소량의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장기간 과음할 경우 여러 가지 정신적·신체적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 것 또한 이미 널리 알려진 정설이다
Q. 술은 당뇨병 발생을 촉진시킨다?
A. 한 연구에서는 과음으로 증가하는 ‘활성전사인자3(ATF3)’라는 단백질이 당 분해 효소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당 분해 효소 분비를 감소시키는데, 이것이 직접적으로 당뇨병 발생을 촉진한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 연구는 술이 당뇨병의 주요 위험 요인임을 밝혀낸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또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내는 고열량 식품이지만 다른 필수 영양소가 없는 즉, 영양학적 결함이 많은 식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음을 하게 되면 술의 열량을 소모하기 위해 신체는 더 많은 인슐린 분비를 요구하게 되고,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체내에 들어온 술은 지방산의 합성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분비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한다.
Q. 술은 당뇨병 합병증을 증가시키고 악화시킨다?
A. 술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망막증, 신장병증 및 뇌졸중, 심장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당뇨병 합병증을 악화시키고 발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비구아나이드 계통의 혈당강하제¹를 복용 중인 환자의 알코올 섭취는 젖산 과다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알코올의 영향은 섭취한 음식과 술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공복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저혈당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충분한 음식과 함께 술을 섭취한 경우에는 고혈당을 일으켜 당뇨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해 저혈당 초기 증상²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이 경우 당분을 섭취하는 등의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의식이 저하되는 저혈당 쇼크 상태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비구아나이드 계통의 혈당강하제¹ ☞ 메트포르민, 글루코파지 등이 속한다. 간에서 당 신생을 억제하여 혈당강하 작용을 하며, 위장관에서 포도당 흡수를 저해하고 식욕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해 비만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약물이다.
저혈당 초기 증상² ☞ 저혈당 초기 증상으로는 기운이 없고 몸의 떨림이 있으며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 현기증, 흥분,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공복감, 두통, 피로감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시 혈당계를 사용하여 혈당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즉시 단순 당질 15〜20g(주스&콜라 1/2잔, 사탕 2〜3개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개 10〜15분 정도면 증상이 완화된다.
저혈당 쇼크 증상으로는 의식이 흐려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손발이 저리고 피부가 창백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 저혈당 쇼크로 의식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음식물을 먹이면 기도에 걸려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절대로 음식물을 먹이지 말고 응급실로 이송하여 포도당 수액을 공급해야 한다.
Q. 술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A. 알코올은 직접적으로 심장에 작용해 맥박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상승시킨다. 또한 과음은 간에 중성지방의 과다축적을 일으켜 알코올성 지방간을 초래하고, 혈관에 축적되어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심혈관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등) 또는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칼로리가 높은 술을 안주와 함께 지속해서 먹을 경우, 많은 양의 칼로리가 지방으로 남아고혈압 발생의 주요한 원인인 비만과 복부비만을 유발하게 된다.
건강한 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자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과 혈당을 관리한다. 그러나 술과 담배, 운동, 식이 등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약물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술은 독자적인 작용으로 혈압·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미치고,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술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에 건강한 회식문화 및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고혈압과 당뇨병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문화 회식’, ‘건전한 회식’의 확산으로 술 중심의 회식 문화를 지양하고 있다. 2014년 12월에는 공연관람, 문화체험 등 건강한 회식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실천하면서, 동료와 마음을 나누고 친구들과 우정도 쌓는 시간으로 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