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2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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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도 잠 못 드는 그대에게 전하는 이야기

뇌가 있는 모든 생물은 ‘잠’을 잔다.
잠은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잠을 자는 동안 하루의 기억과 감정을 정리한다.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섭 교수는
“수면은 뇌의 건강 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꼭 필요한 활동”
이라고 말한다. 박재섭 교수가 전하는 건강한 수면과 질병 이야기.

글 편집실

01 우리는 왜 잘 자야 하나요?

뇌가 있는 모든 생물은 ‘잠’을 잡니다. 다시 말해 잠은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는 동안 우리 몸은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다친 부분을 치료하며 내일의 활동을 준비합니다. 특히 뇌는 쉬면서 낮 동안 깨진 균형을 찾고 노폐물을 처리하고 에너지를 회복할 뿐 아니라, 낮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이나 감정을 활발하게 정리하기도 합니다. 꿈도 그 과정의 일부라고 입니다. 수면은 뇌의 건강 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02 건강한 수면이란 무엇을 말하나요?

건강의 수면은 다음날 활동에 문제가 없는 정도의 수면입니다. 사람마다 건강한 수면시간은 모두 다른데, 어떤 분들은 5시간을 자도 다음날 무리가 없고 어떤 분들은 9시간 이상을 자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그날그날의 활동 정도나 스트레스 정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유전의 영향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 시간 보다 다음날 낮에 졸리지 않는지, 피곤해서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지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자는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일어났을 때 머리가 맑지 않거나 두통이 있으면 잠을 깊이 못잔 것일 수 있습니다.

03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나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짜증이 많아지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등 정신적 조절 능력이 감소하고, 폭식을 하거나 체중이 감소하기도 하며, 신체 내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환청, 망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수면 장애가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는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됩니다. 수면장애가 있을 분들의 경우 고혈압, 당뇨, 암 등 신체적 질환부터 우울증, 치매 등 정신과적 질환의 위험성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수면 장애가 동반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거의 모든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고, 사망률까지 높습니다. 하지만 수면 장애가 이러한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건강하지 않은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하나의 신호이며, 증상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비만이 있는 경우, 수면무호흡 등으로 수면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비만하면 당연히 고혈압이나 당뇨의 위험도 높습니다. 그래서 수면장애가 있는 분들에게서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수면장애로 다른 질환이 생기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되는 신체적 질환, 스트레스, 불건강한 생활 습관 등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04 불면증과 기면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주세요.

불면증은 다양하게 분류합니다. 잠들기가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 새벽에 일찍 깨도 모두 불면증입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정말 다양합니다. 갑작스런 신체적 통증이나 이사와 같은 환경의 변화, 불안과 걱정과 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인 불면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거의 대부분의 정신질환에서 불면 증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신체적 원인이 없고 잘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함에도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불면증상이 주 3회 이상, 세 달 이상 지속된다면 ‘불면장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잠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나 반복되는 불안, 신체적 긴장감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코를 골며 잘 잤다고 하지만 본인은 한숨도 못잔 것처럼 느껴지는, 실제 자는 시간과 주관전인 수면시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면장애는 수면 관련 잘못된 생활 습관, 잘못된 인지적 왜곡, 심리적 불안을 교정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가 권장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인지행동치료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신체적 문제가 함께 있으면 일시적으로 수면제 또는 안정제를 2주 이내로 단기간 투약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을 투약해도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장하며, 장기간 수면제 투약이 필요하면 반드시 전문가의 주의 깊은 관찰 아래 치료해야 합니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히 잤음에도, 갑작스럽게 참기 어려운 졸음으로 잠에 빠지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또 감정이 격해질 때 갑자기 주저앉거나 마비가 오는 등 탄력발작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불면증과는 구분되는 증상으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05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통 알고 있듯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차 등의 음료를 피하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수면 위생’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불면증은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으로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술은 불면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합니다. 침대에서는 잠만 잡니다. 자기 한 두시간 전부터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과식을 피해야 합니다. 바쁜 직장인들이 퇴근 후 늦은 시간에 늦은 식사를 하거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과식은 소화과정으로 인해 잠을 방해하게 되고, 격렬한 운동은 몸을 흥분상태로 유지하여 잠을 방해합니다. 그리고 잠을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마세요. 사람의 몸은 균형을 찾아가게 됩니다. 오늘 못자면 내일이나 그 다음날 충분히 자게 됩니다. 여러 번 뒤척여도 잠이 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나와 다른 활동을 하다 잠이 올 때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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