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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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속 든든한 K씨의 하루

우리는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이 범람하는 식탁을 ‘하루가 멀다’하고 마주한다.
오히려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워낙 바쁜 현대인에게 밥 먹는 시간은 사치이기도 하다.
간단한 패스트푸드나 조리식품,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K씨의 하루,
평범한 우리들의 하루이기도 하다.

글 박지영 기자 감수 오범조(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AM 8:10
패스트푸드점에서 하루의 에너지 충전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출퇴근을 하는 K씨. 30대 직장인 K씨는 오늘 따라 유독 회사에 일찍 도착했다. 오전 6시 30분 기상한 후 꽤 시간이 지났기 때문인지 급한 허기가 찾아왔다. 허기를 무시하며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회사 앞 패스트푸드점 문을 호기롭게 열어젖힌 그녀. 소시지와 베이컨이 탐스럽게 들어 있는 세트 상품을 주문했다. ‘이 정도는 먹어야 업무할 기운이 나지‘라고 스스로 격려하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AM 11:50
고기로 든든한 속을 채우다

오전 11시부터 사내 메신저로 직장동료들과 ‘점심메뉴’에 대한 의견을 나눈 K씨. 직장동료들과 ‘오늘따라 유독 피곤하다’를 돌림노래처럼 부르며 K씨는 점심 메뉴로 부대찌개를 시켰다. 소복하게 담긴 흰쌀밥 한 그릇과 함께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싹싹 비워냈다


PM 12:30
현대인의 상징 커피 한잔

직장동료들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사 앞 카페를 찾은 K씨. 식사 후 커피는 현대인의 상징이자 직장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 과당 시럽이 듬뿍 들어 있는 달달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무언가 빠진 느낌이요,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오후의 업무를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K 씨와 직장동료들은 우아하게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한 손에 들고 유유히 사무실로 향한다. 오후 업무를 위해 자리에 앉은 K씨. 왠지 속이 더부룩한 느낌에 콜라 한 캔을 단숨에 들이켠 후 서둘러 업무를 시작한다.


PM 4:10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달콤함

스트레스도 독소 증가의 원인 중 하나. K씨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직장 상사의 잔소리,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일삼는 직장동료, 억지 미소를 흘려야 하는 거래처 직원 등이 원인이 되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풀려면 ‘단 것’을 챙겨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K씨는 회사 1층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한 걸음에 달려가 초콜릿과 과자를 잔뜩 사왔다. 서랍을 가득 채운 그들을 보며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오늘K 씨에게 남은 일은 회사의 업무와 함께 초콜릿과 과자를 꺼내 야금야금 집어 먹는 일이다.


PM 8:20
편의점에서 건진 저녁

‘칼퇴’를 하고 싶었던 마음은 그저 그녀의 바람에 불과했을 뿐. 사무실 창문 밖은 이미 까만 밤하늘 그림을 걸었지만 그녀의 업무는 끝이 날 줄 모른다. 따로 식사를 챙기면 퇴근시간이 더 늦어질 것만 같아 다시 편의점행을 선택한 K씨. 컵라면과 삼각형 모양의 김밥을 구입 후 그녀를 기다리는 모니터 앞으로 돌아왔다.


PM 11:30
먹다 지쳐 잠들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사이 출출함을 느낀 K씨. 무거운 몸을 일으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늦은 밤 먹으면 살찌는데’ ‘먹고 바로 자면 아침에 붓는데’ 온갖 걱정을 하며 냉장고 한 켠에 자리 잡은 복숭아 통조림을 꺼내 들었다. TV를 보며 어느 틈에 통조림 한 통을 모두 해치우고 양치도 하지 않은 채 스르르 꿈나라로 달려가며 K씨의 배부른 하루는 막을 내린다.


GUIDE

K씨의 하루 섭취 음식을 살펴보니 출근 하자마자 패스트푸드와 커피, 컵라면, 통조림 등 인스턴트 식품으로 가득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직장인들이라면 ‘내가 하루에 먹는거랑 다르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먹고 손이 가는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들. 일일이 식품첨가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또 어떤 성분이 몸에 좋지 않은지 따지기는 힘들지만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며 조금은 식품첨가물이나 패스트푸드, 인트턴트 식품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은 어떨까? 지금도 당신의 손에 들린 음식은 어떤 음식인지, 오늘은, 어제는 무얼 먹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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