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에게 물어봐

건강iN 매거진 10월호hi.nhis.or.kr

몸의 기능이 두루 저하되는 갑상샘 저하증

1. 갑상샘 저하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이란 무엇인가요?

갑상샘(갑상선)은 목 앞부분 중앙, 목젖 아래 위치하는 내분비기관입니다. 우리 몸의 각 내분비기관에서는 특정 호르몬을 생산하여 분비하는데, 갑상샘에서 만드는 갑상샘호르몬은 우리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일을 하며 모든 신체장기에 작용합니다. 따라서 갑상샘호르몬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갑상샘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갑상샘호르몬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신체 각 장기의 대사가 저하되게 되며, 이로 인해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을 통틀어 갑상샘 저하증(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합니다.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여성에서 더 흔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가 높아집니다.

2. 갑상샘 저하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갑상샘 자체에 문제가 있어 갑상샘호르몬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이를 일차성 갑상샘 저하증이라고 하는데, 만성 갑상샘염(하시모토 갑상샘염)이 대표적인 원인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요오드 결핍, 갑상샘호르몬 생산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약물들, 두경부암으로 경부방사선조사를 받은 경우, 과거 갑상샘 항진증 으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은 경우, 암 또는 결절로 갑상샘 제거 수술을 받은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갑상샘기능은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의 조절을 받기 때문에 뇌하수체선종이나 시상하부 주위 뇌종양, 사고 등으로 인한 두부손상, 쉬한증후군 등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에 병이 생겨도 갑상샘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드물지만 선천적으로 갑상샘발육부전이 있거나, 갑상샘호르몬 생성과정의 필수적인 유전적 이상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갑상샘 저하증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갑상샘호르몬은 열과 에너지의 생성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므로 부족한 경우 온몸의 대사속도가 떨어지면서 모든 기능이 저하되어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사 저하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다른 질병의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으며,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 환자들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기도 합니다. 최근 건강검진의 증가 및 질환에 대한 인식의 증가로 뚜렷한 증상이 생기기 전에 많이 진단되고 있습니다.
갑상샘 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추 위 : 열 발생이 줄어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아서 피부는 매우 건조하고 거칠어집니다.
- 빈 혈 : 빈혈이 발생하여 얼굴이 핏기가 없이 창백해지고 누렇게 변하기도 합니다.
- 탈 모 : 머리카락이 거칠어지고 잘 부서지며 탈모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는 눈썹의 바깥쪽 부분도 빠집니다.
- 부 종 : 대사가 느려져서 전신에 여러 가지 물질이 쌓여 식사량에 비해 체중이 증가합니다. 눈에 잘 띄는 얼굴과 손발 외에 목 안쪽의 성대에도 부종이 생겨 쉰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며 심한 경우 심장을 둘러싼 막 안쪽으로 물이 차기도 합니다. 손으로 눌러도 누른 자리가 나오지 않으므로 처음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 장운동 장애 : 위장관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가 안 되고 더부룩하며 변비가 생기고 심하면 장운동이 전혀 없어 장폐색으로 오인받기도 합니다.
- 월 경 이 상 : 흔히 월경량이 늘어나고 장기간 지속되면 무월경이 되기도 합니다.
- 피 로 감 : 쉽게 피로하며 의욕이 없습니다.
- 인지기능장애 : 정신집중이 잘 안 되며 기억력이 감퇴하여 치매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 고 이 터 : 갑상샘이 커지는 고이터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만성 갑상샘염에선 흔히 관찰됩니다.

4. 갑상샘 저하증과 함께 발병하는 질환들이 있나요?

갑상샘 저하로 인해 이차적으로 빈혈, 고지혈증, 동맥경화, 고혈압, 심낭삼출, 근병증, 난청, 인지기능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강에 특별히 문제없던 사람들은 갑상샘 저하증을 치료하면 대부분은 해결되나, 경우에 따라 추가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5. 갑상샘 저하증을 진단하려면 어떤 검사를 시행해야 하나요?

증상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진찰만 하여서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혈액검사로 갑상샘호르몬을 측정함으로써 쉽게 진단이 가능합니다. 성인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갑상샘염(하시모토 갑상샘염)은 혈액에서 갑상샘에 대한 자가항체를 측정하면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갑상샘초음파도 도움이 되는데, 초음파에서 갑상샘조직이 불균일하게 보이면 만성 갑상샘염을 의심하여 혈액검사를 권합니다.

6. 갑상샘 저하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부족한 갑상샘호르몬을 약제로 보충하여 치료합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용량을 복용 한다면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갑상샘기능이 영구적으로 소실된 경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며 의사와 상의 없이 중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체내에서 생산되는 호르몬과 동일한 성분이고 임산부도 복용하는 약이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정량만 복용한다면 특별히 우려할 부작용은 없습니다.

7. 갑상샘 저하증의 위험인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갑상샘염은 기본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장기의 자가면역질환(제1형 당뇨병, 백선, 류마티스 관절염, 악성빈혈 등)이 있거나 가족 중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이 있는 경우 선별검사를 권하고 있습니다.
여러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 중 일부가 갑상샘 저하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부정맥 치료에 쓰이는 아미오다론, 정신질환 치료에 쓰이는 리치움, C형간염 치료에 쓰이는 인터페론 등이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최근 암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일부 항암제가 갑상샘 저하증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항암치료 중인 분들도 주치의와 상담 하에 선별검사가 필요합니다.

8. 갑상샘 저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위에서 설명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 등 애매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담 후 갑상샘 검사를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에서 갑상샘에 요오드가 좋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 드시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요오드과잉지역이기 때문에 요오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갑상선에 과부하를 주어 기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오드는 천일염에 많이 들어있고 미역, 김, 다시마 등과 같은 해조류에 풍부합니다. 갑상샘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들었다면 천일염과 해조류 복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박경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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