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몬에서 건강의 해법을 찾다
최근 호르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호르몬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은 아침에 일어나 일을 하고 잠이 들 때까지 모든 활동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노화를 늦추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호르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나이 탓? 문제는 호르몬이야
직가을을 타는 건지, 환절기가 되면서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피곤하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의욕이 떨어지고 몸이 자꾸 처진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면 호르몬이 잘 분비되고 있는지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호르몬은 뇌를 비롯해 부신, 소화기관, 생식기관 등 7개의 장기와 혈관, 세포로부터 분비된다.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각종 기관으로 이동하면서 몸의 여기저기에 정보를 전달하고 균형을 이루려는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잠에 드는 것에서부터 특정 칼로리를 지방이나 근육으로 전환하는 것까지 호르몬이 처리한다.
온몸을 밤낮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호르몬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몸이 원래 상태로 유지되도록 돕는 일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단지 생식이나 성장에서만 주로 관여하는 게 아니라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생성하며 이용하고 저장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의 적정한 균형이 깨어지면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 호르몬은 몸속을 돌며 여러 기관이나 조직이 활동하는 것을 돕고 몸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갑자기 피곤하거나 잠이 들지 못하고 우울증이 생기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들을 위협하는 나쁜 자세
나쁜 자세로 건강의 위협을 받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삐딱한 자세로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성인보다 뼈가 유연한 아동·청소년기에 나쁜 자세로 인한 척추의 변형도 쉽게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0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25.5%가 휴일에 가장 많이 하는 활동으로 게임을 꼽았다. 게임에 집중하는 아이들은 대개 목을 앞으로 쭉 내밀고 등을 구부정하게 만드는 자세를 취한다. 이런 자세는 척추를 휘게 만들고 골반을 틀어지게 하는 자세로 척추측만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아동·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척추측만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10대가 44.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20대로 15.9%였다. 척추가 휘게 되면 성장기의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는다. 또 휘어진 척추에 과도한 체중이 실리면 목, 허리, 어깨의 체형도 불균형해진다.
이 때문에 자녀의 자세를 바로 잡으려고 자세교정 클리닉, 한의원, 정형외과 등을 찾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호르몬 치료,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호르몬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호르몬 치료에 대해선 왠지 꺼리는 분위기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폐경 여성의 호르몬 치료다. 2015년 대한폐경학회가 전국의 45세부터 65세까지의 여성 2,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5% 이상이 ‘폐경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 폐경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호르몬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라는 답이 47.3%로 가장 많았고, 41.1%가 ‘암 발생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답했다. 이는 실제로 여성호르몬 투여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폐경학회에서는 호르몬 치료에 대해 폐경 여성이 인식하는 위험도가 실제 위험보다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호르몬 대체요법의 효과는 폐경 증상을 완화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치료하는 데 있다. 또한 인지기능 감소를 예방하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하지만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가족력 등을 고려하여 처방받아야 하고, 호르몬 대체요법 시행 후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성호르몬과 반대로 남성호르몬 치료의 경우에는 보충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최근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성 연예인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검사하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남성호르몬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의 경우에도 전립선비대증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는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단순한 수치 상승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은 좋지 않다.
중년 건강을 부탁해
성호르몬과 마찬가지로 갑상샘(갑상선)호르몬 역시 중년에 잘 관리해야 하는 호르몬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5 갑상선기능항진증’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전체 환자 23만3천 명 중에 30~50대 환자가 3분의 2 가량으로 나타났다. 50대는 전체 진료인원의 22.9%(5만3천 명)이고 그 뒤를 이어 40대가 22.4%(5만2천 명), 30대가 20.9%(4만8천 명) 순이다.대체로 우리 몸에 흐르는 호르몬은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40세에 들어서면 20세보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반으로 줄어든다. 피부가 노화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고 뇌와 시력의 활동이 저하되는 것이 성장호르몬 분비 감소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복합적인 호르몬이 알 수 없는 피곤과 면역 감소 등 우리 건강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에는 4천 가지가 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중에 밝혀진 호르몬의 종류는 약 80여 가지라고 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 줄어드는 호르몬과 주변 환경에 의해 불균형해진 호르몬을 약물로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적절한 운동과 식사, 그리고 스트레스로부터 멀어지는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서 호르몬 문제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르몬이 무엇인지 알고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건강의 품질도 달라진다.
<출처_ 경향신문,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