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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IS STORY

건강검진 체험수기

영유아검진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

건강검진 체험수기
서○영
(대구)
우수상

“저,OO일 오전에 반차 좀 쓸 수 있을까요?”
“또? 큰애 병원 간다고 반차 쓴지 얼마 안 됐잖아? 이번엔 무슨 일 인데?”
“큰애 영유아검진 날짜가 얼마 안 남아서요.”
“애들 영유아 검진도 받나? 반차까지 쓰면서? 나는 그런 거 한번 안받아도 우리 애들 잘 크던데, 일단 알았어.”
수술실 간호사였던 나는 오전시간, 수술이 많은 시간대에 볼일이 있으면 항상 눈치를 보며 반차를 썼다. 지금까지 두 딸아이들 영유아 검진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챙겼으니 직장에서 제법 미운털이 박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큰딸의 영유아검진은 입학하기 전 마지막 검진이라 특히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의 성장기 때 필요한 치료라든가 눈에 띄지 않는 질병을 발견할 시기를 놓쳐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생길까봐 조금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사실 내가 영유아검진을 열심히 챙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 아이를 낳고 처음 영유아검진 우편물을 받았을 때는 나도 ‘이런 것도 있나?’ 하면서 의아해 했다. 그런데 궁금하기도 하고 임신 중 일을 하느라 태교를 제대로 못해서 미안한 마음에 병원을 예약하고 방문했다. 의사선생님은 간단한 질문과 몇 가지 검사를 하면서 폐 소리를 들어보자 하셨다. 잠시 후 선생님은 “어머니, 애기 심장소리가 이상하네요. 들리면 안 되는 잡음이 들립니다”라고 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주간 있었던 산후조리원에서도, 분만한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선생님은 심장 이상에 따라 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또 심장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은 성장이 느릴 수 있다고, 지금 아이 몸무게도 적게 나가는 게 조금 걱정스러우니 잘 먹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심장 초음파를 꼭 확인해보라고 하시며 소아심장초음파 전문병원에 보여줄 의뢰서를 써주셨다. 난생처음 의뢰서라는 서류를 받아들고 집으로 왔다. 나는 계속 울기만 했다. 임신 중에 내가 뭘 잘못한건지 아니면 뭘 했었어야 하는지 나 자신을 원망했다.
아이가 아픈 게 다 내 탓인 것만 같았다. 선천성 심장병이라니, 다른사람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던 아이의 선천성 질환이 내 아이의 일이 될 줄이야. 다음날 급하게 휴가를 낸 남편과 심장초음파 병원으로 갔다. 한참을 꼼꼼히 살펴본 후 의사선생님이 얘기했다.
“심장 혈류 속도가 수술을 결정하는 속도에 기준에 딱 걸리네요. 예를 들어서 측정되는 혈류속도가 2가 넘으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아이는 딱 2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100일이 갓 지났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네요. 아이가 6개월 때 초음파 한 번 더 봅시다. 근데 애가 파래지거나 하지 않던가요?”
그 순간 남편과 눈이 마주쳤다. 아이가 젖을 먹을 때 입술 주변이 살짝 푸르게 보인다고 내가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애가 심하게 울거나 젖을 먹을 때는 파래질 수 있는데 가만히 있다가도 파래지면 바로 응급실로 데려가라고 말씀하시면서 몸무게도 늘려야겠다고 하셨다. 사실 내 고집 때문에 모유양이 적은 걸 알면서도 분유를 먹이지 않았다. 먹이다 보면 모유양이 늘 거라고 주변에서 얘기했고, 병원에서도 그렇게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먹여도 양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은 모유만 먹이고 싶어서 ‘조금만 더 있으면 모유가 늘 거야’라고 혼자 스스로 위로 하면서 애써 사실을 외면했었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종합병원으로 데리고 가서심장진료 예약을 잡고, 며칠 뒤에 다시 진료를 봤다. 종합병원의 소견도 같았다. 6개월 뒤부터 주기적으로 심장초음파와 여러가지 검사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혈류속도에 따라 수술시기를 결정하자 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비를 하자 싶어서 우선 아이 몸무게 늘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아이는 잘 먹고 잘 자라 주었다. 울 때나 우유를 먹을 때는 물론이고 수시로 아이 몸을 확인하면서 파래지는지 살펴보았다.
다음 진료일이 다가왔다. 검사결과 아주 조금이지만 좋아졌다고 했다. 6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하기로 했다. 조금이지만 좋아졌다는 말에 남편과 나는 너무 기뻤다. 그 뒤로 검사를 받으러 갈 때마다 조금씩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성장상태도 아주 좋다고, 심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활동량도 적고 성장도 느린데 성장도 또래 아이들 보다 더 좋다고 앞으로는 크게 걱정할 것 없이 주기적으로 검사만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때가 큰아이가 3, 4살 때였다.
이제 9살이 된 큰딸은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진료를 받았을 때는 2년 뒤에 와도 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완치는 아니지만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지.
나는 지금도 큰딸의 첫 영유아검진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챙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지 상상만 해도 눈 앞이 깜깜하다. 아이의 선천성 심장병을 일찍 발견해 이렇게 이겨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면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후로 영유아검진 전도사가 됐다.
둘째딸 영유아검진까지 꼬박꼬박 챙긴 것은 물론 주변에 아이가 있거나 갓 분만한 지인들에게도 아무리 바빠도 영유아 검진은 빠트리지 말라고 항상 이야기 한다. 질병 발견 여부도 중요하지만 문진 작성이나 발달상황 문진표를 꼼꼼히 읽어가며 체크를 하다보면 지금 내가 아이에게 잘하고 있는 것과 놓치고 있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는 것이 있을 때는 내 자신이 뿌듯해지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놓치고 있는 것들을 알았을 때는 아이에게 신경도 더 쓰게 되고, 육아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 나는 수술실에서 근무를 하다가 건강검진센터로 부서를 옮겨서 일을 하고 있다. 영유아검진의 중요성에 대해서 열을 올리던 내가 이제는 일반 건강검진까지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검진? 그거 뭐 한다고.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검진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을 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자신은 물론 가족을 위해서 어떤 게 좋은 선택일지 말이다. 영유아검진도 일반 건강검진도 모두 자기 자신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꼭 받아야 하지 않을까.

영유아
성장단계별 검진

영유아가 건강한
미래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
생후 4~71개월
문의
1577-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