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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소금만큼 우리 몸에 꼭 필요하면서도 요주의 대상이 되는 천연물도 없을 것이다. 소금이 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성분인지, 과잉 섭취하면 왜 위험한지, 나트륨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그 과정과 영향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소금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한 기초를 다져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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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우리 몸 속에는 체중의 0.1~0.2%에 불과한 나트륨이 들어 있다. 체중이 70kg인 사람 몸에는 약 70~140g의 나트륨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몸에서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 소금이지만 그 역할은 막대하다.
신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에 연결되어 있는 신경이 적절한 기능을 해야 한다. 이러한 신경 신호의 전달에 있어서 나트륨이 작용한다. 또한 근육의 수축에도 나트륨이 관여한다. 실제 나트륨이 없으면 신경전달에 필요한 전기 신호의 차이가 생기지 않으며 인체의 어떤 근육 기관도 작동할 수 없다. 심한 탈수 후 과도한 수분 섭취가 위험한 것은 체액의 나트륨 농도가 갑자기 낮아져 심한 경우 심장 박동과 관련된 신경전달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체액 농도 유지하는 역할

몸 속의 소금은 삼투압이라 불리는 우리 몸의 체액 농도를 유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혈액의 적혈구는 혈액의 소금 농도인 0.9%에서 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여 온몸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소금기가 전혀 없는 물 속에 적혈구를 넣으면 곧 터져버리고, 반대로 적혈구 내의 소금 농도보다 높은 소금물에 적혈구를 넣으면 적혈구가 쪼그라져서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체내의 세포에서도 세포내 농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가 나트륨이다. 그만큼 나트륨은 우리 몸의 작은 구성단위인 세포 기능을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체제

소금의 염소는 위액의 염산을 만들어 주는 재료로서도 중요하다. 소금이 용해되어 염소이온(Cl-)과 혈액 속에서 생기는 수소이온(H+)이 위벽에서 함께 배출되면서 pH 0.9~1.5 정도 되는 위산, 즉 염산을 만들어 강력한 소화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음식물을 통해서 들어온 세균을 죽임으로써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체제 역할을 한다.
반면 소금의 나트륨은 이러한 위산을 중화시키는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나트륨은 체내에서 탄산과 결합하여 산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이 된다. 특히 나트륨은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알칼리성의 소화액 성분이 된다. 만일 소금 섭취량이 부족하면 이들의 소화액 분비가 감소하여 적절한 영양섭취가 어려울수 있다.
또한 나트륨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소장에서 대장으로 운반될 때, 매일 장으로 배출된 약 9L의 물을 다시 몸 안으로 재흡수해 아주 소량만 배출되도록 하는 기전에도 관여한다. 만약 나트륨이 그 역할을 못한다면 우리는 매일 많은 양의 설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소금으로 섭취되는 나트륨과 염소의 역할은 너무나도 많다. 그만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인 것이다.

나트륨 부족 시 나타나는 증상

일상적인 식사를 유지한다면 나트륨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나트륨의 최소량은 하루 200~400mg 정도이고, 이것은 소금 0.5~1g에 들어있는 양이며, 이 정도의 소금은 적절한 식사를 하는 경우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은 소변을 통해 나가는 나트륨의 양을 조절해 그 균형을 최대한 잡아주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체 시스템이 작동해서 균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뇨제를 사용하거나 구토, 설사, 과도한 발한, 출혈 등의 급격한 탈수 상태, 췌장염, 장관폐쇄, 갑상선기능저하증, 심부전, 간경화, 신증후군 등의 질병이 있는 상태 등이 그러한 경우다. 반대로 과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적절한 염분 섭취가 안되면 적절한 농도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 정상보다 나트륨의 농도가 낮은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하게 된다. 저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두통, 구역질, 무기력감, 소화장애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저하 정도가 심하면 정신이상, 의식장애, 간질발작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나트륨의 최소량은 하루 200~400mg 정도이고, 이것은 소금 0.5~1g에 들어있는 양이며, 이 정도의 소금은 적절한 식사를 하는 경우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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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들어온 나트륨이 우리 몸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몸이 평상시와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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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부족보다 과잉이 더 문제

나트륨의 혈중 농도가 높은 것도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웬만한 상황에서는 우리 짜게 먹는다고 해서 나트륨의 혈중 농도가 올라가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몸에 들어온 과도한 나트륨은 몸 밖으로 배설하는 보호기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 짜게 먹어서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는 게 무엇이 문제가 될까?
그것은 바로 과도하게 들어온 나트륨이 우리 몸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몸이 평상시와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나트륨이 과다하게 섭취되어 혈액에 나트륨의 농도가 높아지면 인체는 이 농도를 낮추기 위하여 세포로부터 또는 소변으로 나가는 수분량을 줄여서라도 수분을 공급하여 혈액의 양이 증가하게 되며, 혈액이 증가하면 혈관벽에 미치는 압력이 커지게 된다. 바로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알다시피 고혈압은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가 될 뿐만 아니라 신장기능을 떨어뜨리고 만성신부전의 위험도 증가한다.
또한 나트륨의 과잉 섭취는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우리 뇌의 일정부분이 흥분되고 이는 과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짜게 먹을 경우에 싱겁게 먹을 때보다 더 많이 먹게 됨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소금이 우리 몸에 필수적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부족해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이제부터라도 저염식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

박영민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