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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후
체온 관리법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을 하면 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수면 양말 및 내복을 입고 산후조리를 한다. 임신 후 체온 관리를 철저히 해야 산후풍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산후풍이란 무엇이며, 철저한 체온 관리가 산후풍 예방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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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여성의 몸은 여러 변화를 거치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릴랙신 호르몬’에 의한 근골격계의 변화이다.
전신의 다른 관절에도 영향을 미쳐 몸 전체 관절의 가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출산 후 산모의 관절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산후풍의 정체는 근골격계 관절통

산후풍이란 병명은 사실 현대 의학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병명이다. 산후풍의 유래는 중국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람과 한기를 피하지 않고 옷을 벗고 목욕을 하거나 찬물에 빨래를 하면, 그때에는 크게 나쁜 것을 모르나 이후에 팔, 다리, 허리가 시큰거리고, 뼛속까지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데, 이는 이름있는 의사라도 치료할 수 없다. 대체로 산부는 100일 동안 몸조리를 잘해야 건강이 회복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산후풍은 근골격계 관절통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여성의 몸은 여러 변화를 거치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릴랙신 호르몬’에 의한 근골격계의 변화이다.
릴랙신 호르몬은 임신 중 황체와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출산 후 6개월 정도까지 분비된다. 릴랙신 호르몬은 관절과 인대의 결합조직을 느슨하게 만들어주는데, 출산 시 골반이 확장되도록 해 원활한 출산을 돕는다.

과도한 관절 사용 예방 필요

그러나 이 호르몬이 골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전신의 다른 관절에도 영향을 미쳐 몸 전체 관절의 가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출산 후 산모의 관절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출산 이후에는 걸레 짜기, 병 뚜껑 돌리기, 손목으로 짚고 앉기 등 관절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 임신 중과 출산 직후 시기에는 가벼운 보행이나 간단한 체조 등을 하면서 과도한 관절 사용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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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이 지나면 적당한 운동으로 체온 유지하기

릴랙신 호르몬 분비가 중지되는 6개월 이후에는 물속에서 걷기, 요가 등으로 관절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여름에 에어컨도 켜지 않고 땀띠가 나도록 내복을 챙겨 입는 산후조리는 지나친 체온 유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방에서 억지로 땀을 흘리는 것은 탈수 등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24~26℃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사골, 잉어와 같은 고영양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것은 것은 산후 비만, 나아가서는 평생 비만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여름에 에어컨도 켜지 않고 땀띠가 나도록 내복을 챙겨 입는 산후조리는 지나친 체온 유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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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체온의 상관관계

체온변화로 배란기를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체온을 이용한 임신조절법을 기초체온법이라고 한다. 건강한 여성의 경우 월경 주기 동안 기초 체온을 측정하면 저온기가 어느 정도 계속되다가 약 0.3℃ 정도 상승하는 고온기가 되고, 다시 또 저온기가 되면서 월경이 시작된다. 보통 저온기의 마지막 날에 고온 상태와의 경계에서 체온이 저온 상태보다 약간 떨어지는데 이날을 ‘저온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배란일은 이 저온일을 기점으로 전후 이틀 사이이다.
그러나 기초 체온 측정법은 매우 정교한 온도계로 매일 매일 구강 내에서 온도를 측정해야 하고 오차범위도 큰 편이라, 배란 확인이나 배란일 설정에 잘 쓰이지 않는다. 특히 임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란 직전에 잠자리를 해야 정자와 난자가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배란 후를 확인하는 기초 체온 측정법은 실제 난임 극복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정확한 배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음파를 이용한 난포 크기 변화 및 소변 검사를 이용한 LH hormone 측정 등이 의미가 있다. •

체온관리를 위한  Tip  토막 상식
  1. 1. 출산 후 몸을 씻으면 좋지 않다?

    과거 목욕문화가 발달하지 않을 때 해당되는 얘기다. 요즘은 난방이 잘 되어 있고 목욕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간단한 샤워를 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단 욕조에 몸을 담그는 입욕은 최소 4주까지 절대 삼가야 한다.

  2. 2. 삼칠일까지 집안 일을 하면 안된다?

    무리하지 말라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자연분만 후 4~8시간이 지나면 산모는 앉거나 걸을 수 있다. 가능하면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3. 3. 출산 후 미역국과 호박이 최고다?

    기력이 떨어진 산모가 미역국만 먹으면 영양에 불균형이 생기기 쉽다. 늙은 호박은 출산 후 생기는 부종에는 효과가 없다. 출산 후 부종은 신장이 나빠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임신 중 세포에 축적된 수분에 의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산 후 단계별 가벼운 운동 수준

  • ㆍ 출산 2~3일 후 : 젖병 소독이나 간단한 음식 조리 등 집안일, 걷기 운동 시작
  • ㆍ 출산 1주일 후 : 아이 목욕이나 간단한 집안일
  • ㆍ 출산 3주 후 : 청소, 손빨래 등 힘든 집안일을 시작

정재은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