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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한마디의 위력

심각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 단숨에 반전시킨 누군가의 농담 한마디는 감정을 누그러지게 하고 첨예했던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게 만든다. 독자들이 보내온 ‘농담의 위력’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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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을 향한 섬김은 ‘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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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며칠 전 어르신 돌봄으로 인해 종사자들 간의 작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는 생각보다 다정다감하게 지내는 사이가 아니었나 봅니다.
상극이란 말이 맞는 듯, 그날도 어김없이 옥신각신하였습니다.
한 어르신을 두고 한 간호사는 어르신의 질환(당뇨)으로 인해 위험할 수 있으니 드시면 안 되는 음식(새우젓)을 지적하고,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의 건강도 우선이지만 어르신께서 드시고 싶다는 욕구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 충돌이었습니다.
간호사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 식단조절이 필요하고, 사회복지사는 어르신께서 새우젓이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간다는 말씀을 하시니 조금은 드리자는 말을 드렸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똑같은 말만 30여 분간 되풀이 하다가 간호사의 언성이 좀 더 커졌습니다.
사회복지사가 가만히 듣고 있더니 웃으면서 “어이구~ 선생님(간호사) 똥 굵다.”
이 한마디에 주위에서 눈치만 보던 직원들이 모두 웃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도 어이가 없었는지 한참을 웃다가 새우젓이 어르신 건강에 위험하지만 아주 소량만 드리길 바란다는 이야기로 소통이 끝났습니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둘 다 어르신을 위한 일이었는데 왜 그리 내 말이 맞다고 언성을 높여 주위사람들까지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회복지사의 초딩(초등학생)같은 농담 한마디에 모두가 웃고 순탄하게 지나갔습니다.

정소희(경북 구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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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나방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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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씻고 밥 먹고 나서 리우 올림픽을 보라는 내 말에 남편은 들은 척도 안하고 퇴근해 들어오자마자 리모컨부터 잡았다. 폭염이었다. 얼마나 더웠는지 다 알지 않는가.
땀으로 얼룩졌을 하루, 우선 샤워부터 하고 올림픽 경기를 보라는 내 성화보다는 선수들의 활약상이 궁금해 더 마음 급했던 남편. 샤워는커녕 손도 안 씻고 텔레비전 화면을 뚫고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로 날아갈 지경이었다.
“손이라도 씻고 밥 먹으라구!”
나도 모르게 소리가 빽 하고 터져 나왔고, 내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남편도 그게 뭐가 중요하냐면서 화를 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불 앞에서 찌개를 데우고 있던 나는 가스렌지 불을 끄고 몸에 열이 확 올라 찬물을 끼얹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을 때였다.
“악~~~~~~.”
거대한 나방이었다. 길이가 5c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나방이 타일 바닥에 붙어있는데 소름이 쫙 끼쳤다.
순간, 남편이 먼저 씻으러 들어갔었더라면 내가 놀랄 일은 없었을 텐데 싶어서 더욱 화가 나서 “그러니까 먼저 씻었으면 좋았잖아. 무서워 죽겠어. 빨리 잡아” 하며 무섭다고 방방 뛰었다.
그런 내 모습에 지금까지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 않던 남편이 벌떡 일어나 휴지를 손에 들고 와서는 타일에 붙어있던 나방을 한 손으로 탁, 때려잡으면서, “아이구, 이게 뭐가 무섭다고, 귀여워 죽겠네~” 하면서 나를 보고, 씩 하고 웃는 게 아닌가. 어이가 없었다. 이팔청춘도 아니요, 환갑이 다 되어 가는 내가 어디가 귀엽겠는가.
빨리 씻으라는 내 말을 듣지 않아 내가 놀란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농담한 것이겠지만 그 말이 듣기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어색한 농담 한 마디 때문에 화가 났던 내 마음도 풀리고, 말해놓고 보니 자신도 좀 쑥스러운지 욕실로 들어가는 남편 모습에 그저 웃고 말았다.
화가 나는 상황일수록 농담인듯 농담 아닌 농담 같은 농담은 필요한 것임을 알았다.•

박정식(충북 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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