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처음 만났더라도 표정과 인상에서 어느 정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정혜경 요양보호사를 만났을 때, 인상이 참 인자하고 밝다는 것을 느꼈다. 요양보호사로 일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그의 얼굴에서는 힘든 기색이나 어두운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날 동행한 마산의 '장수노인방문요양센터' 이주영 센터장은 "이곳 수급자 어르신이 정혜경 요양보호사님이 오고 난 후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보호자도 아버지가 무척 좋아졌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정혜경 요양보호사도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보다 어르신이 여러모로 좋아지셨다."고 한다.
어르신은 자신의 나이도 모를 정도로 치매기가 있고 행동이 느리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이다. 또 최근에는 아들이 부축했는데도 계단을 내려가다 뒤로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쳤다고 한다. 정씨는 "언어와 거동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신체적으로 요양서비스를 하면서 어르신이 말을 하고 웃을 수 있도록 일부러 말을 시키고 웃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지역본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치매 재활 프로그램' 교육을 이수한 정혜경 요양보호사는 이때 배웠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한다고 한다.
"함께 운동하면서 신체를 활성화시키고 정신적으로는 웃을 일을 만들어서라도 함께 웃으려고 합니다.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아프면 더 우울해지니까요. 우울함을 없애려 재미있는 TV 프로그램도 보면서 함께 웃어요. 제가 큰소리로 웃으면 할아버지도 웃으세요. 발을 씻겨드리다가도 제가 '아이구 시원해'하면 할아버지도 기분 좋게 웃죠. 제가 있는 동안이라도 집안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고 싶어요."
지난해 '우수 요양보호사'로 선정된 정혜경 요양보호사는 그동안 몇몇 수급자의 집을 거치면서 "웬만한 자식들보다 요양보호사가 낫다"는 칭찬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