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순이가 갑돌이에게 물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오?"
"그렇소."
"그럼 사랑하면 내게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요?"
다음 날 갑순이가 갑돌이에게 다시 물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오?"
"아니, 사랑하지 않소."
"거봐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사랑한다고 해도 문제,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가 된다. 왜 그럴까? 내 마음의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본원을 찾아온 60대 초반의 한 남성이 말한다.
"녀석이 제 딸과 약혼했다가 파혼을 했어요. 제
딸은 지금 상처를 받았어요. 혼인을 빙자했으니
소송을 해서라도 피해보상을 받아야겠어요."
"2009년 말부터는 법이 개정돼서 그런 문제를
죄로 보지 않아요. 만일 또 다른 피해를 주장해
소송을 성립시켜서 이긴다고 치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녀석이 제 딸을 버리고도 버젓이 잘 살아가는
것이 분통이 터져서 그래요."
"이미 종결되었잖아요. 그런다고 돌아올 것이며,
만일 돌아오면 받아주겠어요? 만일 그 사람이
그렇게 나쁘고 야비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에서
그친 게 낫지요. 어쩌면 따님이 원인 제공을
했는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요?"
비록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60대의
사람일지라도 감정에 치우치면 엉뚱한 문제만
붙잡고 인생을 허비할 수 있다. 이 역시 내
마음의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인간관계를 맺었다면 반드시 받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음의 중심을 잃게 되면 내 잘못은 살피지 않고 남 탓만 한다. 자기만의 생각 세계에 빠져서 사소한 일마저도 트집을 잡고 다투려고만 한다. 오직 손해 본 부분만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원망과 증오, 불평과 불만,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 속에 매몰시킨다.